증권업계, 2분기 영업익 41%↓…CFD 등 충당금에 울었다
작성일 2023-08-11 07:33:49 | 조회 69
증권업계, 2분기 영업익 41%↓…CFD 등 충당금에 울었다
금리상승도 악재…'테마주 열풍'에 위탁매매 수익으로 실적방어
IB·고액자산가 유치 등 '주특기'로 차별화 꾀한 곳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금리 상승 등에 발목이 잡혀 1분기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테마주 투자 열풍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난 덕에 그나마 수익을 방어했고, 일부 증권사는 기업금융(IB) 등 주특기를 살려 실적 차별화를 꾀해 눈길을 끌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대 증권사 중 전날까지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8개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하나·KB·신한투자·키움증권)의 영업이익 총합은 약 1조2천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조1천179억원)보다는 8.1%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2조390억원)와 비교해서는 40.7% 급감한 수준이다.
각사별로 살펴보면 8개사 중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한 7개사가 모두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하나증권의 경우 올해 2분기 약 32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직전 분기, 작년 동기 대비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사태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잡음이 일었던 키움증권[039490]의 영업이익은 약 1천809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2.1% 증가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 53.5% 감소했다.
자본총계 기준 1위 미래에셋증권[006800]은 1천567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44.4% 감소했고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반토막 수준(-51.24%)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약 1천596억으로 작년 동기보다 22.2% 늘었고 1분기 대비로는 44.4% 줄었다. 삼성증권[016360]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 늘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41.3% 줄어든 2천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신한투자증권은 1천2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작년 동기(30.8%)와 직전 분기(1.7%) 대비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의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만 못 했던 데는 충당금 이슈 탓이 컸다.
연합뉴스의 취재에 따르면 10대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CFD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실 위험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 규모는 5천억원에 육박했다.
하나증권은 CFD(518억원) 미수금과 펀드 보상(530억원) 대비를 위해 1천억원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고, 한국투자증권도 충당금 1천억원가량을 쌓았다.
키움증권도 2분기 말 기준 900억원대 미수금 대손충당금을 쌓았는데 대부분이 부동산 PF보다는 CFD 관련 손실 위험 대비용이었다.
여기에 미국을 필두로 한 통화 긴축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 금리가 상승(가격은 하락)하면서 증권사들의 운용 부문 실적도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이차전지 등 테마주 열풍에 거래대금이 늘어난 것이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 증가로 이어지며 실적 방어에 핵심 역할을 했다.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2천억원 수준으로 1분기보다 20% 이상 늘었다.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이었지만 일부 증권사는 주특기를 발휘해 특정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가령 NH투자증권[005940]은 2분기 3조원어치 이상의 국내 회사채 발행을 대표 주관했고, 오스템임플란트[048260] 공개매수 등을 성공시켜 눈길을 끌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천20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 증가했고 직전 분기보다 12.3% 줄어 감소 폭이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작았다.
키움증권의 경우 2분기 CFD 악재를 직격탄으로 맞은 데 비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개인투자자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거래대금 증가가 실적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
NH투자증권과 함께 2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낸 삼성증권은 1억원 이상의 고액 자산가 고객 수가 2분기 1만4천명이 증가해 자산관리(WM)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자평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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