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SG사태' 연루 의혹 수사…키움증권 압수수색(종합2보)
작성일 2023-07-28 13:34:20 | 조회 43
김익래 'SG사태' 연루 의혹 수사…키움증권 압수수색(종합2보)
폭락 2거래일 전 지분 대량매도…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입건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송은경 기자 =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익래(73)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단성한 부장검사)는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키움파이낸스스퀘어에 있는 키움증권 본사와 김 전 회장의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폭락 당시 거래내역 등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 앞서 김 전 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피의자로 입건했다.
지난 4월24일 SG증권 창구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져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 주가가 폭락했다. 김 전 회장은 2거래일 전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앞선 주가조작 정황이나 폭락 조짐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지난 5월 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주식 매각대금 605억원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피해를 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세조종 주범인 라덕연(42·구속기소)씨도 폭락으로 유일하게 이익을 본 인물이 김 전 회장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투자자는 지난 5월 폭락한 종목들 거래내역을 공개하고 김 전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과 금융당국에 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폭락 사태에 김 전 회장의 거래가 영향을 미쳤는지,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김 전 회장과 라씨 일당이 공모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이 김 전 회장을 둘러싼 의혹을 두고 폭락 3개월 만에 강제수사에 들어가면서 폭락 사태의 직접적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폭락 사태 이후 키움증권이 압수수색을 받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검찰은 지난 5월24일 라씨 일당이 시세조종 수단으로 활용한 차액거래결제(CFD) 상품 운용을 확인하기 위해 키움증권을 압수수색했다.
CFD는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한 뒤 차액을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다. 검찰은 라씨 일당이 투자자들 명의로 CFD 계좌를 개설하고 레버리지를 일으켜 거액의 투자금을 굴리는 방식으로 주가부양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파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폭락한 종목들 주가를 장기간 조작한 라씨와 측근 등 모두 13명은 이미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라씨 일당은 2019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등 방식으로 8개 상장사 주가를 띄워 약 7천305억원의 부당이익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투자자에게 수수료로 받은 1천944억원을 식당과 갤러리 등 여러 법인 매출로 가장하거나 차명계좌로 지급받아 세탁한 뒤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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