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리인하에도 경기 우려 여전…"수출 회복 기대 어려워"
작성일 2023-08-22 09:59:36 | 조회 42
중국 금리인하에도 경기 우려 여전…"수출 회복 기대 어려워"
증권가 분석…"부양정책에도 민간 심리 개선 없어" 지적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증권가는 22일 중국 경기침체 우려가 장기화하며 국내 수출과 글로벌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이다은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중국 경기 우려의 본질은 정부의 부양정책에도 민간 심리 개선이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2개월 만에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LPR을 연 3.45%로 0.1%포인트(p) 낮췄다. 다만 5년 만기 LPR은 연 4.2%로 종전 금리를 유지했다.
그는 시장이 중국 금리 인하 폭에 실망했지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심리 악화로 빚을 쓰지 않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7월 정치국 회의에서 '부동산은 주거용이지 투기나 투자 대상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등 부동산 부양 의지를 시장에 보여줬다"면서 "그럼에도 민간 심리가 지속해서 악화해 소비 부진과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으로 이어지며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중국 경제의 문제는 "단순히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 가능성이 아니라 레버리지(차입)를 통한 성장의 한계"라며 "중국 정부가 사회를 구조조정하고 새로 동력을 찾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 경제지표 악화 →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기대'로 연결됐던 종전의 사고방식도 바꿔야 한다며 "(지표 부진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보다 중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국내 수출과 글로벌 기업 수익성 등 전방위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촉각을 세웠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채 리스크로 인한 경기 둔화 압력은 국내 주력 수출지역인 중국은 물론 아세안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반기 강한 경기부양책이 실시되지 않는 한 중국과 아세안 지역의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국내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무역수지 역시 안정적 흑자기조 전환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삼성증권[016360] 리서치센터 글로벌주식팀도 "당장 우려되는 부분은 경제의 침체 사이클이 중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글로벌 수요에서 중국이 기여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산업의 업황 추세에 대해 세심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플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애플의 경우 미국 시장의 부진을 중국 시장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제품 매출의 성장세가 둔화한다"며 "중국의 제조업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치며 지멘스의 공장 자동화 신규 수주 성장률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는 중국 경기 우려가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크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이다은 연구원은 "중국은 계획금융과 시장금융이 공존하는 이원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중국 정부의 금융시스템 내 통제력을 감안할 때 리먼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하기는 어렵다"면서 "중국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로 인해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라고 진단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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