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서울형 감리 도입…"감리사 권한강화·비용 직접지급"(종합)
작성일 2023-08-08 15:08:57 | 조회 32
SH공사, 서울형 감리 도입…"감리사 권한강화·비용 직접지급"(종합)
위례 포레나송파 분양원가 3.3㎡당 1천236만원…수익률 37.9%
김헌동 사장, '철근누락' LH 작심 비판…"카르텔 타파"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을 방지하기 위해 감리사의 관리·감독권을 강화한 '서울형 감리'를 도입한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8일 송파구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인근 근린공원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시공 품질 확보·현장 안전관리 제고·부실시공 방지 등을 위해서는 아파트가 설계도서 등에 따라 제대로 시공됐는지를 관리·감독하는 감리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며 "더 효과적이고 내실화된 감리 운영을 위한 서울형 감리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감리사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을 대표해서 품질·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며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품질을 감독할 감리사를 모셔 공사가 직접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의 제도를 도입할 생각"이라며 "아울러 감리업체가 대가를 중간에 가로채지 못하게 감리제도를 설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활동가 시절부터 주택·건축 개혁을 강조하면서 감리 비용이 시행사에서 지출돼 감리사가 시공사에서 돈을 받는 현재 구조는 감리사가 시공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해왔다.
이날 김 사장은 최근 철근 누락으로 논란을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LH가 짓는 아파트의 실공사비 대비 감리비용 비율은 국토교통부의 기본형 건축비에서 정한 감리비 비율보다 높다"면서 "이렇다 보니 (LH) 퇴직자가 회사를 차려 일을 가져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철근 누락 아파트에서 설계, 시공, 감리까지 총체적 부실이 일어난 배경에 LH 퇴직자들에 대한 전관 특혜가 있었다는 비판이 일었다. LH는 이달 2일 공사의 명운을 건 '이권 카르텔 타파'를 선언했다.
김 사장은 "50∼60년간 유지된 카르텔을 깨부수려는 게 서울형 감리"라며 "지금까지 하던 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서울 위례신도시의 마지막 공공분양 단지인 송파구 위례지구 A1-5블록(단지명: 포레나송파)의 분양원가도 공개했다. 이번 분양원가 공개는 2021년 11월 고덕강일 4단지를 최초 공개한 이후 8번째이다.
2021년 5월 준공한 위례지구 A1-5블록은 1천282세대로 구성된 대단지다. 입주 당시 단지명은 위례포레샤인 17단지였다가 포레나송파로 변경했다.
이 단지의 택지 조성원가는 3.3㎡당 535만원, 건설원가는 701만원으로 이를 합한 분양원가는 1천236만원으로 나타났다.
분양가격은 3.3㎡당 1천989만원이고 분양수익률은 37.9%였다. 주요 평형의 분양원가로 계산하면 전용면적 66㎡ 3억2천200만원, 84㎡ 4억800만원이다.
위례신도시는 LH와 공동사업으로 수행돼 지분 25%를 보유한 SH공사의 실제 수익은 734억4천700만원으로 추산됐다.
위례 A1-5블록의 수익률은 SH공사가 지금까지 공개한 단지 중 가장 높았다. 1∼7차 공개한 단지의 수익률을 보면 5.1(강서구 마곡 14단지)∼35.7%(강동구 고덕강일 4단지)였다.
2020년 12월 준공한 마곡 9단지(수익률 33.3%)와 비교하면 분양원가는 3.3㎡당 1천291만원에서 1천236만원으로 4.4% 줄었지만, 건설원가가 793만원에서 701만원으로 13.1% 감소해 수익률은 개선됐다.
위례지구 A1-5블록을 비롯한 각 단지의 설계·도급내역서와 분양수익 사용내역은 SH공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기자설명회를 마친 후 김 사장은 기자들과 '드롭 판넬'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위례포레샤인 23단지 지하 주차장을 돌아봤다.
SH공사 관계자는 "드롭 판넬이 있는 무량판 구조는 기둥만으로 지지하는 구조보다 펀칭(뚫림) 전단 현상 방지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펀칭 전단 현상은 위에서 누르고 밑에서 올리는 힘이 어긋나면서 구멍이 뚫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보강근이라는 철근이 들어가는데 이른바 '순살 아파트'는 보강근이 누락된 것이다.
SH공사는 올해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붕괴 사고 발생 이후 문제가 된 무량판이 적용된 건축물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김 사장은 "부실 공사를 방지하고 건설 기득권 카르텔을 타파하기 위해 후분양제와 직접시공제, 적정임금제, 고품질 주택 등을 시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건설산업의 선진화에 기여하고자 계속해서 혁신적인 정책을 찾아 시행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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