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여야 만장일치 이끈 '마당발' 장영철 전 장관 별세(종합)
작성일 2023-10-12 17:01:23 | 조회 31
예산안 여야 만장일치 이끈 '마당발' 장영철 전 장관 별세(종합)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이충원 기자 = "1997년에 국회 예결위원장 맡으셨을 때 여야 만장일치로 예산안을 통과시킨 걸 늘 자부하셨죠"
고 신현확(1920∼2007) 국무총리의 비서를 거치면서 각계 인사와 폭넓게 교류해 '마당발'로 불린 장영철(張永喆) 전 노동부 장관이 12일 오전 1시30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87세.
1936년 경북 칠곡에서 태어나 대구 계성고를 졸업한 뒤 동향 선배인 신 전 총리가 자유당 정권에서 부흥부 장관을 할 때 상경해 오랜 시간 개인 비서로 일했다. 신 전 총리의 아들 신철식씨가 쓴 '신현확의 증언'(2017, 메디치)에는 신철식씨가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을 앞두고 갑자기 '집을 나가서 혼자 여행하라'는 부친의 말을 듣고 고인을 찾아가 상담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장 내일 집을 나가야 해요. 뭘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묻자 고인이 갈만한 곳을 알려주더라는 것이다.
비서 생활을 하며 명지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여러 정부에서 정·관계 요직을 두루 거쳤다.
국무총리 의전비서관, 노동청 차장, 관세청 차장 등을 거쳐 1986∼1988년 전두환 정부에서 관세청장을, 1988∼1989년 노태우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다.
칠곡을 지역구로 13∼15대 국회의원도 지냈다. 여야를 오가며 국회의원을 한 고인은 특히 국회 예결위와 인연이 깊었다. 1997년 신한국당 소속 의원일 때 예결위원장을 맡아 여야 만장일치로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을 시작으로 1999년까지 내리 3년간 예결위원장으로 일했다. 유족도 "(고인이) 여야 만장일치로 예산안을 통과시킨 걸 늘 자부했다"고 전했다.
갈등 조율 능력을 인정받은 고인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2002년 장관급인 노사정위원장을 맡아 '주5일 근무제' 협상을 이끌었다.
정계 은퇴 이후 2008∼2012년엔 영진전문대와 영진사이버대 총장으로 재직했고, 2014년부터 한국자유총연맹 고문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딸 원정, 윤정, 윤희 씨와 사위인 이용훈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 김중수 리카본 대표이사, 신우진 김앤장 변호사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13일 오전부터 20호실 변경)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도 곤지암 소망동산이다. ☎ 02-3010-2263.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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