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매각'…경남 제조업체 곳곳서 구조조정 우려 커져
작성일 2023-09-13 17:05:46 | 조회 35
'분할·매각'…경남 제조업체 곳곳서 구조조정 우려 커져
9개사 법인 분할·매각 등 진행…40여개사는 임단협 미타결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경남지역 사업장 곳곳에서 경영 효율성을 목적으로 한 법인 분할과 매각 등이 추진되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노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등 설명을 종합하면 최근 창원의 유압기기 전문기업 '주식회사 모트롤'은 민수-방산 법인 분할 계획을 세웠다.
모트롤 누리집(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현재 민수-방산 법인 분할 계획이 일부 공개된 상태다.
모트롤은 1974년 동명중공업에서 출발해 현재 굴착기용 유압기기 등을 제조하는 민수 부문과 K9 자주포 포탑 구동장치 등을 생산하는 방산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두산으로부터 물적분할 돼 현재 사모펀드 '소시어스-웰투시'가 회사 지분 전체를 가지고 있다.
누리집에 있는 '분할에 따른 채권자 이의 및 구주권 제출 공고'에는 분할 목적이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효율성 제고'라는 취지로 나와 있다.
그러나 노조 측은 법인 분할이 곧 민간 부문 해외 매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분할로 민수 부분의 해외 매각이 쉬워져 기술 유출 우려가 높고, (그렇게 되면) 구조조정 등 노동자는 고용불안정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이 매각 등으로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사업장은 현재 9개사다.
선박용 디젤엔진과 육상용 플랜트 엔진 등을 만드는 창원의 제조업체 'STX엔진'은 현재 유암코(연합자산관리)에서 경영을 맡아 매각이 진행 중이다.
이들 업체는 현재까지 구조조정 실시 계획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노조 측은 과거 법인 분할과 매각 시 유사사례가 있었기에 앞으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지난 4일에 이어 이날 오후에 결의대회를 열고 구조조정 저지 방침을 분명히 할 예정이다.
노사 간 갈등으로 현재 경남에서는 임금 및 단체 협약 미타결 사업장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에 따르면 현재 경남지역 소속 60여개 사업장 중 현대로템, 현대모비스, 효성중공업, SNT다이내믹스 등 40여개 사업장의 교섭이 진행 중이다.
창원지역 한 사측 관계자는 "제조업 경기가 밝지는 않지만, 노조 측과 원만한 협상을 이어 나가고 있다"면서도 "현재 교섭이 진행되고 있어서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구조조정 저지와 임금 협상 투쟁을 계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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