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우미 도입 놓고 '찬반'…워킹맘·대디는 우려
작성일 2023-07-31 13:35:11 | 조회 29
외국인도우미 도입 놓고 '찬반'…워킹맘·대디는 우려
노동부 공청회서 신원 증명·중년여성 일자리 감소 등 문제제기
"서비스 수요 커지는데 종사자 줄고 연령 올라가"…찬성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외국인 가사·육아 노동자 도입 시범사업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린 공청회에서 워킹맘과 워킹대디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노동부는 31일 로얄호텔서울에서 외국인 가사·육아 근로자 도입 시범사업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노동부는 연말부터 외국인 가사·육아 근로자 100여명을 서울에 6개월 이상 시범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가사·육아서비스를 이용자는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는 20∼40대 맞벌이 부부, 한부모, 임산부 등이다.
이런 계획안에 대해 실수요자인 워킹맘과 워킹대디 사이에서는 외국인 가사·육아도우미를 신뢰할 수 있을지, 가사·육아서비스 질이 떨어지지 않을지, 한국 중년여성 일자리를 줄이지 않을지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복직을 앞둔 워킹맘 강초미씨는 "5060대 육아도우미를 선호하는 이유는 2030대 부부가 가지지 못한 육아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이론만으로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단순히 가사가 아닌 육아(서비스)라면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라면서 "'3대가 덕을 쌓아야 좋은 가사도우미를 구한다'는 말이 있다. 실력 있는 가사도우미를 구하기 위해서는 대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살배기 쌍둥이를 키우는 워킹맘 김고은씨는 "(가사·육아 도우미는) 비싸다고 안 쓰고 저렴하다고 쓰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얼마나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가 쟁점이다. 문화도 한두 번 교육받는다고 흡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김씨는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더라도 한국 중년여성 일자리를 뺏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라며 "이에 따라 돌봄시장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저하하지 않을까도 우려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지원금을 투입한다면 부모나 친인척이 돌볼 때 지원금을 주는 것이 더 안심된다"라며 "가장 좋은 것은 내 아이를 내가 키울 수 있도록 단축근무를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7살, 5살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대디 김진환씨도 외국인 가사·육아도우미를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부분이고 어떤 가정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면서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지, 문화적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지, 육아 가치관에 대한 교육을 이뤄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가사·육아 노동자를) 가사 돌봄을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에 지원한다면 유의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해외 자격이 아니라 국내 교육을 이수해서 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외국인 가사·육아 노동자가 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관련 업체는 가사·육아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도우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가사서비스 매칭 플랫폼업체인 홈스토리생활의 이봉재 부대표는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가사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데 종사자는 점점 줄고 종사자의 평균 연령대도 올라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부대표는 "4주 전 이틀간 외국인 가사도우미 수요가 있는지 조사한 결과 150명 이상이 이용 의향을 표명했다"라며 "최저임금을 보장하면서 합리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등이 '노예제 도입 중단', '돌봄을 시장의 논리로 계산하지 말라!' 등 손팻말을 들고 외국인 가사·육아 노동자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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