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⑨ 산에서 나는 장어 '마'
작성일 2023-09-18 08:36:54 | 조회 43
[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⑨ 산에서 나는 장어 '마'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 주력의 비결?…염증 질환·자양 강장에 효능

[※ 편집자 주 = 약초의 이용은 인간이 자연에서 식량을 얻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일치할 정도로 오래됐습니다. 오랜 옛날 인류 조상들은 다치거나 아플 때 주위에서 약을 찾았습니다. 그때부터 널리 사용되고, 지금도 중요하게 쓰이는 게 약초입니다. 현재는 한방 약재뿐만 아니라 생명산업, 기능성 식품, 산업 소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9월 개최를 앞두고 우리 전통 약초와 관련한 이야기, 특성, 효능 등이 담긴 기사를 연재합니다.]



(산청=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고대 중국 국가 간 분열이 극심하던 시기 강대국에 시달리던 약소국이 있었다.
어느 날 어김없이 강대국 군사들이 공격을 퍼붓자 약소국 병사들은 험준한 산속으로 대피해야만 했다.
겨울에 산속이었던 터라 쌀이나 보리 같은 식량을 구할 길이 없었다.
산 입에 거미줄을 칠 수 없어 병사들이 열심히 주변을 돌아다니며 먹을거리가 될 만한 것을 찾아 돌아다니다 자신들의 말이 마른 덩굴을 열심히 뜯어 먹는 모습을 목격했다.
호기심이 생겨 땅을 파보니 고구마처럼 생긴 뿌리가 딸려 나왔다.
끈끈한 즙이 나와 갈증도 해소할 수 있었고 많이 먹어도 속이 편했다.
이를 나눠 먹은 병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눈에 띄게 건강해졌고 힘을 다시 얻어 강대국에 반격을 시작했다.
굶어 죽은 줄 알았던 약소국 병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뛰쳐나오자 혼비백산한 강대국 병사들은 별다른 전투도 벌이지 못한 채 도망쳤다.
그렇게 약소국은 땅을 되찾고 강대국은 그 후로 이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시기도, 지역도 불명확한 이 이야기에서 약소국에 승리와 평화를 선사한 마른 덩굴이 바로 마다.



마는 위 일화 당시 이 약초를 산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뜻에서 산우(山遇)라고 불렀으며 이후 몸을 보하는 약이라는 뜻으로 산약(山藥)이라고 불렀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이 약초는 마과의 여러해살이 덩굴풀로 덩이뿌리를 약재로 쓰며 봄이나 가을에 수확한다,
고구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색깔은 감자에 더 가까우며 식감은 아삭한 편이다.
덩이줄기의 생김새가 부처의 손바닥을 닮았다 하여 불장서(佛掌薯)라고 불리는 등 식품과 약품으로 예전부터 널리 쓰인 만큼 이명이 많은 약초이다.
백제 무왕이 어린 시절에 마을에서 캐어 팔며 살아서 서동(薯童)이라고 불렀다는 내용이 삼국유사에 나오는데 여기서 서동이 바로 마를 캐는 아이라는 뜻이다.
미끌미끌한 점액질 성분인 뮤신이 점막을 보호하고 회복하는 효능이 있어 만성위염, 식도염 등 염증 질환에 효능이 있다.
또 자양강장에도 탁월하다.



정력에 좋다는 뜻인데 양질의 각종 영양소를 갖춘 식품이자 약품으로 체력을 유지한다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산에서 나는 장어'라는 별명도 있다.
'인간 탄환'으로 불린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의 탁월한 주력은 마 덕분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우사인 볼트의 아버지가 한 기자회견에 말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며 퍼졌는데 여기서 말하는 마는 얌(Yam)으로 마와 같은 마속에 들어가 생김새가 비슷한 약초이다.
부식이 많고 물 빠짐이 좋은 참흙이나 모래참흙에 잘 자라며 겉흙이 깊은 곳에 재배해야 덩이뿌리 비대가 잘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기준 재배면적 733㏊, 연간 생산량 5천t으로 이밖에 전국 산야지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
산청군 관계자는 "산청지역에서는 한약재로 이용하기 위해 건재로 가공해 판매하는 경우보다 식품으로 섭취하기 위해 생산량이 거의 생재로 판매되고 있다"며 "가열하면 영양소가 파괴되므로 생으로 먹거나 우유와 꿀을 넣어 갈아 마시면 기력 회복에 좋은 약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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