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NOW] "北 온실채소농장 3곳 건설로 논밭 400㏊ 사라질 듯"
작성일 2023-08-24 18:01:57 | 조회 93
[평양NOW] "北 온실채소농장 3곳 건설로 논밭 400㏊ 사라질 듯"
전문가, 위성사진 통한 북한 농지 분석…"당 간부용 채소와 주민 식량 맞바꿔"
정성학 영상분석센터장 "올해 모내기 속도는 지난해보다 진척된 듯"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북한이 '인민사랑의 기념비적 창조물'로 부르는 대형 온실 채소농장 3곳을 건설하면서 정작 식량을 생산하는 논밭 400여㏊(약 4㎢)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은 24일 북한ICT연구회(회장 최현규)가 용산구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KICA) 회의실에서 개최한 연구 세미나에서 "대규모 온실농장이 함경북도 중평지구와 함경남도 연포지구에 2019년과 작년 완공됐고 평양 강동지구에서도 지난 2월 착공됐다"며 3곳 온실농장 건설로 강동지구 약 160㏊ 등 400여 ㏊의 논밭 농경지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약 1.4배 규모다.
북한 매체는 2022년 10월 준공한 함경남도 연포지구 온실농장(277㏊)의 경우 세계 최대규모라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웠다. 최근 김 위원장이 6호 태풍 '카눈' 피해 때문에 현지지도를 한 강원도 안변군 오계리의 침수 피해 지역이 200여정보(약 2㎢)인 점을 감안하면 만만찮은 면적이다.
정 센터장은 유럽우주청(ESASA) 센티넬-2A·2B 위성과 미 항공우주국(NASA) 랜드샛-8호·9호 등이 촬영한 컬러 위성영상을 비교 분석해 이러한 전망을 내놨다.


정 센터장은 "온실에서 생산되는 채소가 농경지에서 나오는 식량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당 간부의 반찬을 위한 채소와 주민의 식량을 맞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당초 함경도 전 주민이 온실 채소 덕을 크게 볼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식량난을 겪는 북한이 논밭을 온실농장으로 대체하면서 식량 생산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는 "대규모 온실농장을 추운 함경도 해안지방에 건설하는 등 입지 여건을 고려하지 않아 즉흥적이고 근시안적인 전시행정의 단면을 보여줬다"며 "유리, 비닐 등 자재는 물론 석탄, 땔나무 등 연료가 부족해 채소가 병들고 시들거나 죽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지농장 책임자가 추궁돼 처벌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 센터장의 위성영상 열적외선(TIR) 분석 결과, 지난 2월 9일 중평 온실농장 평균 온도는 영하 6℃에 불과했다.


위성영상을 보면 온실농장 3곳 모두 종전에는 대규모 농경지와 함께 비행장 등 공군시설로 이용됐다.
그는 비행장 폐쇄와 관련, 군용기 낙후와 연료 부족 등으로 공군 비행장이 유명무실해진 점과 핵 무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정 센터장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인력 이동 통제 등으로 저조했던 모내기 속도가 올해는 많이 진전돼 지난해보다 작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평안남도 평원군 원화리 협동농장의 경우 올해 첫 모내기가 이뤄진 지난 5월 10일 모내기 진척도가 65%로 작년 같은 기간(51.8%)보다 13.2%포인트 높았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6·25 전쟁 중인 1952년 5월 10일 '영광의 땅'으로 불리는 원화리 협동농장에서 모내기한 이후 매년 5월 10일을 전후해 원화리에서 모내기를 개시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당초 목표로 잡은 5월 말까지 모내기가 마무리되지는 못한 것으로 정 센터장은 분석했다.
황해남도와 함경남도, 강원도 협동농장 3곳의 모내기 영상을 분석한 결과 5월 말 현재 모내기 진척도가 평균 81.9%로 지난해보다 19.7%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나머지 18.1%는 모내기가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곡창지대인 황해남도 청단군 용마동 협동농장은 모내기 진척도가 약 64%로 부진했다.
북한은 '알곡'(곡식)을 '경제발전 12개 중요고지'의 첫 번째 고지로 정했으며 이상기후를 대비해 모내기 시기를 5월 말로 앞당기도록 독려했다.


㏊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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