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가축도 힘든 여름나기…식욕·성장부진에 농가 비상
작성일 2023-08-07 16:38:45 | 조회 45
폭염에 가축도 힘든 여름나기…식욕·성장부진에 농가 비상
대형선풍기·쿨링패드 등 가동하며 더위와 사투



(홍성=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연일 푹푹 찌는 더위에 가축들도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7일 오전 충남 홍성군 한 젖소 농가에서는 열기를 식히는 대형선풍기와 쿨링포그가 연신 가동되고 있었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오전인데도 축사 내부 온도는 32.5도에 달했다.
폭염이 지속하면 가축은 스트레스를 받아 식욕과 성장이 부진하고, 질병에 걸리기 쉽다.
특히 적정 사육 온도가 24도 이하인 젖소는 다른 가축에 비해 유난히 폭염에 취약하다.
젖소 160여 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에서 올여름 젖소 세 마리가 폭염에 쓰러졌다.



농장주 조세희(38)씨는 사료에 비타민을 평소의 두배로 넣고, 24시간 대형선풍기를 돌리는 등 온 신경을 쏟고 있지만, 폭염에 지친 젖소들은 잘 먹지 않고 아프기 일쑤다.
평소 하루 평균 600∼700분가량 사료를 섭취하던 소들이 지금은 먹는 시간이 300∼400분으로 떨어졌다. 정상 체온이 38.5도인데, 41∼42도까지 오르기도 한다.
우유 생산량도 평소보다 15%가량 감소했다.
이날도 한 소 상태가 좋지 않아 수의사가 농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조씨는 "대형 선풍기를 24시간 돌리다 보니 전기세가 500만원 이상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루빨리 늦은 밤에라도 찬 바람이 불기를 기도할 뿐"이라고 전했다.



인근 돼지농장 사정도 마찬가지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돼지 목과 엉덩이에 시원한 바람을 넣어주는 에어컨 설비와 쿨링패드가 계속 가동되고 있다.
돼지는 여름이 되면 수태율이 떨어지고, 노산인 어미 돼지의 경우 출산 시 호흡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평균적으로 돼지 한 마리가 15∼16마리의 새끼를 낳는다면 여름에는 12∼13마리로 줄어든다고 한다.
돼지 역시 사료를 잘 먹지 않아 사육 기간도 길어지는 등 어려움이 있다.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황희현(37)씨는 "특히 포유돈(분만 후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모돈)이 있는 곳과, 임신사·분만사 등의 온도를 적정하게 맞추는 데 신경 쓰고 있다"며 "온도계를 자주 보면서 환기량을 조정하고 쿨링패드 관리도 자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군도 축산농가 폭염 대응 지원에 나서며 가축들이 폭염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군 관계자는 "농가에 비타민제를 제공하고, 냉방기·쿨링패드와 모니터링 장비를 지원하는 한편 농가에 여름철 폭염 가축 관리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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