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청정, 무너졌다"…럼프스킨병 첫 확진에 전남 농가 발동동
작성일 2023-10-29 18:31:49 | 조회 25
[현장] "청정, 무너졌다"…럼프스킨병 첫 확진에 전남 농가 발동동
구제역·아프리카열병, 도내 유입된 적 없어 축산농가 "걱정 더 커"


(무안=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그 전염성 강하던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막아냈던 청정 지역인데…."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프스킨병'의 확진 사례가 전남에서도 나온 29일 무안군에서 만난 축산업자 김모(62) 씨는 착잡함부터 드러냈다.
40년째 소를 키웠다는 김 씨는 전남 도내에서는 구제역·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감염병이 한 번도 퍼진 적이 없어 걱정이 더 크다고 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해당 농장과 400여m 떨어진 자신의 축사에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을 바라보던 그는 "안일한 면이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방역을 위해 축사와 연결된 도로에 하얀색 가루의 소독제 정도만 뿌린 게 전부"라며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했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축산농가에서는 뒤늦게 확진 소식을 전해 듣고 부리나케 자신의 축사 주변에 소독제를 뿌리는 등 자체 방역에 나서기도 했다.
이 농가 관계자도 비통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소 혈청검사를 해야 한다"며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럼프스킨병 확진 판정을 받은 해당 농장 앞은 가축위생방역 지역본부 관계자들로 분주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색 방역복을 입은 이들 20여명은 해당 농장으로 출입하는 4개 도로에 출입 통제 차단선을 설치했다.
일반인이 차단선 쪽으로 접근하자 "떨어져라"며 큰 목소리로 다그치기도 했다.
확진 농장 안으로 살처분을 위한 굴삭기 2대, 대형 크레인 1대가 들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소 134마리를 키우는 해당 농장에서는 1마리가 동물위생시험소의 1차 진단검사에서 럼프스킨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남도는 소 134마리 모두 살처분하고, 해당 농장 반경 10㎞ 이내 615개 농가의 2만3천마리에 대해서도 육안검사를 할 예정이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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