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철수 과정 '구급차 짐차' 의혹, 시민 고발까지 이어져(종합)
작성일 2023-08-14 13:06:22 | 조회 53
잼버리 철수 과정 '구급차 짐차' 의혹, 시민 고발까지 이어져(종합)
대전소방본부 "현장 이미 배치돼 있던 구급차, 안전 예방 차원"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여했던 베트남 대원들이 대전의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퇴소하는 과정에서 구급차가 짐차로 이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시민의 고발까지 이어지고 있다.
14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대전 동구의 한 대학교 기숙사 앞에서 베트남 잼버리 대원의 짐을 구급차에 싣고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과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사진과 함께 게시글에 "대우받아야 할 분들인 119 구급대원분들을 짐꾼으로…캐리어 꽉 채우고 출발했다가 금방 다시 돌아와 상차하는 것 보니 구급차로 짐 셔틀 하나 봅니다"라고 적었다.
논란이 커지자 한 시민은 이날 국민신문고를 통해 소방당국 지휘책임자를 대전동부경찰서에 고발하고 보건복지부에 관련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시민은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고발 사실과 함께 "잼버리 학생을 철수시키기 위한 용도로 구급차가 동원된 것은 응급의료법과 시행규칙에서 정하는 구급차 용도로 볼 수 없다"며 "경찰은 응급의료법을 위반한 소방당국 지휘관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주길 바라며, 보건복지부는 해당 구급차의 자동차 등록을 말소 처분해줄 것을 요구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도 성명서를 내 "스포츠 경기 및 지역축제 등 각종 행사에 많이 동원되는 구급차는 응급상황에 출동해야 할 바로 그 구급차"라며 "대전에 배정된 1천400여 명의 잼버리 대원들을 위해 119구급차를 6대나 동원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무분별한 119구급차 동원에 대한 적극적인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권한을 남용해 119구급차를 동원한 이에 대한 책임 관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전소방본부 측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숙사 앞 도로는 편도 1차로로 정차할 수 없는 위험한 길이라 베트남 대원들이 탑승할 버스가 300m 떨어진 곳에 있었다"며 "14∼15살 정도의 어린 여학생들이 인도와 차도 구분이 모호한 곳을 무거운 짐가방을 끌고 이동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보고 안전 관리 차원에서 짐만 옮겨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구급차는 베트남 대원들이 기숙사에 입소할 때부터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배치돼 있었고, 상부의 지시 때문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구급대원들이 안전 예방 차원에서 선의로 짐만 옮겨 줬던 건데 상황이 이렇게 돼버려 안타깝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전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아직 관련 사건이 들어온 것은 없다"며 "사건이 배당되면 관련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s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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