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오늘 개막일 맞나요?…새만금 잼버리는 아직도 준비 중
작성일 2023-08-01 15:39:56 | 조회 100
[현장] 오늘 개막일 맞나요?…새만금 잼버리는 아직도 준비 중
델타지역 가보니…행사장 곳곳 침수·참가자는 폭염과 사투



(부안=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오늘부터 시작한 거 맞나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개막한 1일 행사장 '델타지역'은 아직도 대회 준비로 분주했다.
텐트 아래에 설치할 팔레트를 실은 지게차가 분주히 오갔고, 물에 잠긴 땅에 흙을 끼얹는 삽질이 쉴 새 없이 허공을 갈랐다.
잠깐 걸었는데도 신발이 금세 더러워질 정도로 침수 면적은 상당히 넓은 편이었다. 곳곳에 물웅덩이가 있는 데다가 대부분이 진흙탕이어서 앞으로 나아가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지형이 삼각형 모양인 델타지역은 대회에 참가한 각국 대표단이 자신의 문화와 전통을 소개하고 다양한 전시·체험행사를 진행하는 곳이다.
사실상 이번 대회의 얼굴 역할을 하는 장소로, 잼버리 동안 수많은 참가자가 이곳을 다녀갈 게 분명했다.


그러나 이날 돌아본 델타지역은 세계 청소년의 화합 장소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
아직 참가자가 도착하지 않아 국기만 걸린 빈 텐트가 대부분이었고, 주변 정비가 되지 않아 한쪽으로 기울어진 시설도 눈에 띄었다.
가혹한 폭염에 힘겨워하는 외국인 참가자도 많았다.

참가자 대부분은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텐트에 머무는 대신, 에어컨이 있는 기념품 매장이나 편의점으로 몰렸다.
약간의 그늘만 있어도 인파로 북적였고, 몇몇 참가자는 폭염에 지친 듯 손 선풍기를 끌어안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강한 스카우트 정신으로 날씨도 극복할 수 있다'는 대회 조직위원회 설명과 실제 현장 상황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미 전날에만 야영장에서 온열질환자 11명이 발생했으며, 이 추세라면 앞으로도 계속 환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회가 열리는 부안지역에는 장맛비가 그친 이후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한낮 기온이 33도를 웃도는 폭염이 대회 내내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여러 악조건을 극복할 수 있다면서 성공적인 잼버리를 자신했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매우 더운 날씨를 충분히 예상했다"며 "우려하는 것과 달리 참가자들은 굉장히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으며 야영 생활에도 익숙하다"고 강조했다.
델타지역은 이날 오전까지는 취재진 출입을 막지 않았으나 준비가 덜 된 상황을 의식한 듯 점심 무렵부터는 '여독을 풀 시간이 필요하다'며 출입을 통제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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