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최소 1천명 늘려야…3천명 증원해야 OECD 따라잡아"(종합)
작성일 2023-10-26 13:32:18 | 조회 26
"의대생 최소 1천명 늘려야…3천명 증원해야 OECD 따라잡아"(종합)
경실련 기자회견…"일괄 증원 후 단계적 감축이 합리적"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정부에서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당장 1천명 이상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중에 줄이더라도 우선 일괄적으로 '파이'를 키워야 지역 간, 과목 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실련은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했다.
이 단체는 정책 대안으로 "당장 의사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의대 입학 정원을 최소 1천명 이상 늘려야 한다"며 "OECD 기준 의사 공급 부족분을 2030년에 채우려면 정원을 매년 3천명씩 증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통계청과 OECD 자료를 활용해 국내 의사 부족분을 7만4천773명으로 계산했다.
우리나라 총인구(5천184만명)에 OECD의 1천명당 활동의사 수(3.48명)를 비교해 OECD 기준 적정 활동의사 수(18만401명)를 구한 뒤 2019년 국내 활동의사 수(10만5천628명)를 뺀 것이 부족분이라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이 단체는 또 "국공립대에 의대가 없는 취약지를 대상으로 대학별로 100∼150명 규모로 공공의대를 최소 4곳 설립해야 한다"며 "소규모 국립대 의대 정원을 100명 수준으로 늘려 향후 공공기관에 의무 복무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의대 40곳 중 정원이 50명 이하인 곳은 17곳이다.
경실련은 "국군·보훈·경찰·소방병원을 담당할 특수목적 의대를 정원 200명 규모로 신설하고, 사립대 의대의 경우 특정 과목만을 전공할 의사를 키우도록 하는 등 조건부로 정원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경실련은 의대 정원 확충 과정에서 의사단체만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단체는 "정부는 의료현안협의체를 해체하고, 지방정부나 시민사회단체, 정책전문가를 참여시켜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사회적 논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현안협의체는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와의 양자 협의체다. 보정심은 법에 따른 보건의료정책 심의기구다.

경실련에 따르면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 수는 한국이 2.0명(한의사 제외), OECD 평균이 3.5명(2020년 기준 집계)이다.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의대 졸업자는 7.6명인데, OECD는 13.1명이다.
면허 의사 인력 공급은 2001년 7만5천295명에서 2018년 12만4천507명으로 65.4% 늘었다. 반면 의사 인력 수요(총내원일수)는 같은 기간 94.7% 증가했다. 단순히 수치만 놓고 보면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셈이다.
경실련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인용하며 의사 공급 부족으로 도시근로자 대비 의사의 소득 격차가 2007년 3.5배에서 2018년 6.2배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인구 1천명당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의사 수는 서울(1.59명)이 전남(0.47명), 충남(0.49명), 충북(0.54명) 등보다 3배 가까이 많아 편차가 컸다.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한 사람의 수(치료가능 사망률)는 지역별로 3.6배가 차이 났다.
의사 인력 수급 실태를 분석한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그동안 경험에 따르면 총량이 부족할 때는 그 어떤 불균형도 해결하기 어렵다"며 "의사 수가 늘면 필요 이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해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난다는 주장이 있는데, 지나친 비약이다. 필요 이상으로 많이 이용하는 건 결국 행위별 수가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기민 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은 "1983년에 합계출산율이 2.1명 아래로 떨어져 저출산 경고가 왔는데도 무시해 존폐 위기를 겪는 나라가 됐다"며 "지금도 의사 수가 부족하고 민간 중심의 의료 체계가 무너지고 있지만, 정부와 공급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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