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애타고, 교사는 힘들고'…특수교육 교실의 눈물
작성일 2023-07-27 18:38:01 | 조회 41
'부모는 애타고, 교사는 힘들고'…특수교육 교실의 눈물
학급당 정원 대부분 기준 초과…교사 1명당 평균 5명 돌봐
"교사 배치할 때 학생들의 장애 정도도 고려해야" 지적도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선생님, 결혼했어요? 아 아직이시구나. 미혼 선생님이 아이들을 열정 있게 잘 가르쳐주시던데 선생님은 제 아들 졸업할 때까지 결혼하지 마세요."


유아특수교사 A 씨가 입학식 날 3세 특수반에 입학한 유아의 학부모로부터 직접 들은 말이라며 학부모의 악성민원 중 하나로 소개한 사례이다.
27일 교사노동조합연맹 경기교사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등에 따르면 경기교사노조가 지난 21일부터 2만2천여명의 조합원 교사로부터 수집 중인 교권 침해 사례 중에는 A 씨처럼 특수교사의 사례가 적지 않다.
특수교육은 시·청각장애, 지체장애, 의사소통장애, 학습장애 등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
특수교사들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아 대다수의 부모가 자녀의 학교생활이 어떤지, 혹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말한다.
그들은 부모들의 이러한 마음을 알기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더욱 신경을 쓰고 싶지만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르면 특수학급 1개당 학생 정원은 유치원 4명, 초·중학교 6명, 고등학교 7명이다.
이를 초과하는 경우 2개 이상의 학급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현장에서는 교실 수 부족 등의 이유로 잘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특수교사는 "제가 맡고 있는 학급에도 7명의 학생이 있다"며 "한 명 한 명 모두 손써주고 싶은데 교실에 가면 그야말로 전쟁 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수교육법에서 규정하는 학생 4명마다 교사 1명의 기준도 마찬가지이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를 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의 특수교사는 1만6천440명이다. 경기도는 3천997명, 서울시는 2천206명, 인천시는 1천110명으로 집계됐다.
특수학급 학생 수는 전국 8만2천258명이며 경기는 2만214명, 서울 1만837명, 인천 5천353명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특수교사 1명당 학생 수는 전국 5.00명인 가운데 경기 5.05명, 서울 4.91명, 인천 4.82명이다.
학생의 장애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북부지역 한 중학교 특수교사 B 씨는 "현재 4명의 학생을 맡고 있는데 마음이 아픈 정도가 심한 아이들이 있어서 혼자서 감당하기 벅차 학교에 사회복무요원을 요청했다"며 "교사를 배치할 때 학생의 장애 등급도 생각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B 씨는 지난달 12일 특수학급 학생으로부터 폭행당해 발가락 골절상을 입고 현재 병가를 낸 상황이다.
전국특수교사노조 관계자는 "특수교사를 증원하고 특수학급을 늘려 학급당 학생, 교사당 학생 수를 줄이면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신경을 더 쓸 수 있고 피로도가 줄어서 교권 침해나 아동학대 사례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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