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해외연수 예산 2천만원을 교원 국내 연수에 사용
작성일 2023-10-25 11:31:44 | 조회 31
고교생 해외연수 예산 2천만원을 교원 국내 연수에 사용
부산시의회 "교육청, 예산 불법 전용·낭비 사례 잇따라"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부산시 교육청이 고교생 해외연수 예산 2천여만원을 전용해 교원 연수비용으로 쓰는 등 예산을 부적절하게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부산시의회 '교육청 예산 임의 집행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시 교육청은 지난해 8월 학생이 참여하는 '임시정부 대장정을 통한 통일미래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추진하지 못했다.
당초 중국 상하이와 충칭, 난징 등 임시정부 관련 도시를 둘러보는 일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입국이 불가능해지자 국내 교육 프로그램으로 바꿔 진행했다.
지난해 8월 고교생 40명이 서울과 파주, 철원 일대를 방문했고 11월에는 다문화가정 중·고생 34명이 부산과 칠곡, 용인, 서울 일대를 둘러봤다.
문제는 지난해 11월∼12월 교원 72명이 칠곡과 봉화 등 경북 일대로 직무연수를 다녀온 것이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학생을 상대로 집행해야 할 통일미래 프로젝트 예산 2천330여만원을 불법 전용한 뒤 교원 연수 예산 3천만원을 더해 5천330여만원으로 교원 연수를 한 것이다.

시의회 행정사무조사 특위 소속 국민의힘 송우현 의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외 연수가 불가능했다면 해당 예산을 불용 처리하고 반납해야 하는데 교원 연수비용으로 불법 전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집행이 불가능해진 교육청의 남북 교육 교류 협력기금이 엉뚱한 곳에 쓰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의회 행정사무조사 특위 소속 국민의힘 박진수 의원에 따르면 교육청은 2022년∼2025년 남북 교육 교류 협력기금으로 14억원을 편성했다.
지난해 해당 기금은 5억원인데, 시 교육청은 남북 교류가 불가능해지자 해당 기금을 당초 목적과 다르게 고교생 통일캠프(2천만원), 중학생 통일축구 캠프(3천만원) 등에 썼다.
박 의원은 "남북 관계 악화로 기금 사용이 불가능해졌다면 기금을 반납해야 하는 데 당초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기 때문에 배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남북 교육 교류 협력 기금과 교류 협력사업 존치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의회 행정사무조사 특위 소속 국민의힘 정채숙 의원은 "26억원 규모로 10년간 진행해야 할 교육 종단연구 사업이 결과도 나오기 전에 단순 민원을 이유로 7년 만에 중단되는 바람에 결과를 내지도 못하고 예산을 낭비했다"고 말했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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