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원 위기 딛고 재개원…경기 광주 병설유치원의 새로운 시도
작성일 2023-10-01 13:10:43 | 조회 71
폐원 위기 딛고 재개원…경기 광주 병설유치원의 새로운 시도
남한산초교 유치원, 초교와 교육과정 연계·방학 땐 계절활동
휴원 반년 만에 다시 문 열어…원생 '2명'에서 '6명'으로 증가

(경기광주=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유치원생인 제 아이가 학교 선생님들과 다른 학부모들, 그리고 초등학생 형·누나들의 관심을 듬뿍 받으며 자랄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해요."


1일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자락의 남한산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의 한 학부모는 이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지금은 이처럼 학부모들이 만족하고 있지만 불과 1년 전 이 유치원은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었다.
일부 신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다른 지역과 같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부족으로 원생이 2명밖에 되지 않아 지난해 9월 1일 휴원했다.
1986년 문을 연 이후 처음 휴원한 것으로, 지역사회에서는 앞서 휴원했다가 폐원한 다른 유치원들처럼 이 유치원도 결국 폐원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폐원 위기에 남한산초 학부모회가 가장 먼저 나섰다.
학부모회는 대표단 회의에서 "원생들이 맘껏 운동장을 뛰놀고 숲 산책을 하는 모습이 초등학생들에게 행복을 주고 원생들을 보살피는 나눔의 마음을 갖게 했다"며 유치원 재개원에 힘쓰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는 남한산초 교직원들과 머리를 맞대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교육과정을 연계하고, 초등학교 교직원들이 유치원의 교육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병설 유치원의 단점으로 꼽히는 긴 방학 기간과 부족한 방학 기간 활동을 개선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렇게 유치원은 올해 3월 휴원 반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9시 등원으로 남한산초 스쿨버스를 통해 등·하원하는 원생들을 버스에 내려서 유치원까지는 남한산초 교감이, 버스를 타러 가는 길은 유치원의 방과 후 교사가 인솔한다.
또 남한산초 학생들과 텃밭을 가꾸고 남한산초 자치의날, 동아리 초대의 날 등에 참여하며 유치원 교사 2명은 남한산초 교사 회의에 참석하는 등 초등학생과 원생이 사실상 함께 교육받고 성장한다.
초등학교 방학 중 유치원에 등원하지 않는 기간은 여름에 1주, 겨울에 2주로 최소화하고 방학 기간 활동을 물놀이와 생태 숲놀이, 목공 등으로 내실화했다.
그 결과 원생 수는 휴원 당시 2명에서 현재 6명으로 늘었다.
성남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남한산 자연의 풍성함이 우리 아이의 마음에 심어지는 것 같아서 성남에서 등·하원시키는 일이 힘들지 않고 즐겁다"고 말했다.
유치원의 임소진 교사는 "원생이 줄어서 휴원한 유치원이 다시 문을 여는 일은 매우 쉽지 않은 데 학부모와 교직원이 마음을 모아 재개원을 이뤄냈다"며 "초등학교와 교육과정 연계를 강화하고 남한산의 특별한 교육환경을 활용해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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