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립대, 이탈리아서 불법 유출됐던 유물 반환키로
1980년대 경매에서 '선의'로 구입한 유물, 절도품이란 것 확인돼
이탈리아 정부, 호주서 전시할 수 있도록 4년간 대여해주기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국립대학교(ANU) 박물관이 보관 중이던 2천500여년 전에 만들어진 꽃병 등 유물들을 이탈리아에 반환하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미술품 전문 수사관들은 지난해 ANU에 보관 중인 손잡이 2개의 꽃병(암포라)이 이탈리아에서 불법 유물 거래로 악명이 높은 한 절도범과 연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유물은 신화 속 헤라클레스가 네메아의 사자와 싸우는 모습이 그려진 꽃병으로 2천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탈리아 경찰은 한 미술품 절도범을 조사하던 중 자신이 도굴한 것들을 기록해 놓은 폴라로이드 사진들에서 이 꽃병을 발견했으며 ANU 박물관에 보관 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ANU는 1984년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에서 '선의'로 구입한 물건이라고 해명했지만, 불법 유출된 유물임이 확인되자 이탈리아 경찰과 박물관 내 소장된 모든 물품을 조사했다.
그 결과 ANU가 1984년에 구입한 붉은 물고기 그림이 그려진 접시 역시 이탈리아에서 밀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 접시가 이탈리아 아풀리아 지역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데이비드 홀랜드 스윙글러라는 식품 수입업자이자 유명 미술품 밀매업자가 파스타에 숨겨 미국으로 빼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ANU 자체 조사 결과 1968년 소더비 경매에서 구입한 석고상은 바티칸 소유로 로마의 라테란 궁전에 전시돼 있었지만, 도난당한 뒤 경매에 나온 것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ANU는 일단 꽃병과 물고기 문양의 접시는 이탈리아 정부에 반환하기로 했으며 이탈리아 정부는 앞으로 4년간 ANU가 전시할 수 있도록 이를 대여해 주기로 했다.
ANU 박물관 큐레이터인 조지아 파이크 로우니 박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 박물관에서는 고대 유물 반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ANU는 반환해야 할 유물이 있다는 증거가 명확하면 즉시 반환한다는 명확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1980년대 경매에서 '선의'로 구입한 유물, 절도품이란 것 확인돼
이탈리아 정부, 호주서 전시할 수 있도록 4년간 대여해주기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국립대학교(ANU) 박물관이 보관 중이던 2천500여년 전에 만들어진 꽃병 등 유물들을 이탈리아에 반환하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미술품 전문 수사관들은 지난해 ANU에 보관 중인 손잡이 2개의 꽃병(암포라)이 이탈리아에서 불법 유물 거래로 악명이 높은 한 절도범과 연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한 미술품 절도범을 조사하던 중 자신이 도굴한 것들을 기록해 놓은 폴라로이드 사진들에서 이 꽃병을 발견했으며 ANU 박물관에 보관 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ANU는 1984년 영국 런던의 소더비 경매에서 '선의'로 구입한 물건이라고 해명했지만, 불법 유출된 유물임이 확인되자 이탈리아 경찰과 박물관 내 소장된 모든 물품을 조사했다.
그 결과 ANU가 1984년에 구입한 붉은 물고기 그림이 그려진 접시 역시 이탈리아에서 밀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 접시가 이탈리아 아풀리아 지역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데이비드 홀랜드 스윙글러라는 식품 수입업자이자 유명 미술품 밀매업자가 파스타에 숨겨 미국으로 빼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ANU는 일단 꽃병과 물고기 문양의 접시는 이탈리아 정부에 반환하기로 했으며 이탈리아 정부는 앞으로 4년간 ANU가 전시할 수 있도록 이를 대여해 주기로 했다.
ANU 박물관 큐레이터인 조지아 파이크 로우니 박사는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 박물관에서는 고대 유물 반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ANU는 반환해야 할 유물이 있다는 증거가 명확하면 즉시 반환한다는 명확한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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