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 교원 징계 여부에…교육부 "기존 원칙 바뀌지 않아"(종합)
작성일 2023-09-04 13:31:17 | 조회 21
집단행동 교원 징계 여부에…교육부 "기존 원칙 바뀌지 않아"(종합)
'추모' 이유로 연가 여부 쟁점…근무 후 집회참여는 징계대상 안돼
"체험학습 신청한 학부모에 과태료 부과 검토 안 해"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4일 상당수 교사들이 집단 연가·병가를 낸 것으로 나타나면서 교육부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 기자단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은 전체 교육계가 같이 추모하는 날이기 때문에 징계 내용(수위)을 별도로 말씀드리는 것은 다음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징계 여부와 관련, "기존 원칙이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이날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해 집단 연가나 병가를 사용하는 교원이나 이를 승인하는 교장에 대해 최대 파면·해임이 가능하고, 형사 고발까지 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공무원 징계는 중징계와 경징계로 나뉘는데 중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경징계는 감봉·견책이다.
지난 2일 국회 앞 교원 집회에 일곱 차례 집회 중 가장 많은 20만명(주최 측 추산)이 결집하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날 호소문에서 별다른 징계를 언급하지 않아 교육부의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교육부는 선을 그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과 '교원 휴가에 관한 예규'에 따르면 교원의 휴가는 교육부 장관이 학사 일정을 고려해 따로 정할 수 있게 돼 있고, 교원 휴가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해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수업일에도 연가를 쓸 수 있는 특별한 사유에는 ▲ 본인·배우자 직계존속의 생일 ▲ 배우자, 본인·배우자 직계존속의 기일 ▲ 병가를 모두 사용한 후에도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계속 요양할 필요가 있는 경우 ▲ 본인·배우자 부모의 형제·자매 장례식 ▲ 본인 자녀의 입영일 ▲ 기타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소속 학교장이 인정하는 경우 등 9가지로 규정된다.
따라서 숨진 교사 사망을 추모하는 것은 학기 중 연가를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교육부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도 (서초구 교사 사망에 대한) 추모의 뜻은 같은 마음이고, 다양한 방식의 추모는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학생 수업권 침해는 또 다른 부분이라서 그런 것을 지켜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생님들의 주장도 존중하지만, 학생 학습권을 존중하자는 것이 교육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재차 강조하고 "(집회 결집 인원) 증가가 교육부 기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교원이 연가·병가를 사용하지 않고 정상적인 학사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후 국회 앞이나 각 교육청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징계 대상은 아니다.
국가공무원법상 집단행위 금지 의무 위반이 있지만 이날 집회는 정치적인 목적보다는 추모 행사 성격이 짙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부총리, 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도 정상 학사일정을 마치고 추모 행사에 참여하도록 하자고 했다"며 "(주말마다 열린 집회에 대해서 징계하지 않는 것도) 추모 행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해 교외 체험학습을 신청한 학부모에 대해 교육부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초·중등교육법상 과태료 부과는 학부모가 의무교육을 하지 않았을 때인데, 체험학습은 (법령상) 허용하는 방식"이라며 "과태료 부과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집단 연가·병가 사용 교사나 단축수업·합반 학교 집계에 대해서는 "오늘은 정상적인 수업, 학생과 같이 하는 수업이 이뤄지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며 "숫자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라도) 확인을 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을 아꼈다.
숨진 교사의 소속 학교가 이날 임시 휴업하는 것은 급박한 상황에 따른 것이어서 정당하다고 인정한다는 것이 교육부 입장이다.
또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없고 물리적인 환경상 수업이 이뤄질 수 없는 환경"이라며 "학생들이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부분이 존재하고, 교사들이 연가·병가를 통해 나오지 않는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공교육 멈춤의 날을 앞두고 세 명의 교사가 추가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서는 "해당 교육청에서 관련 내용을 파악 중으로, 참 안타깝다"며 "선생님의 안타까운 사망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계속 노력하고, 국민들도 도와주셔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오전 전국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점검한 결과 오전 9시 기준 큰 혼란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청에서 여러 전문직을 학교에 보내 지원하고 학교폭력 예방, 안전 교육을 주관으로 하는 학교도 있다"고 말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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