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 날…학교에서는 통합수업 등으로 공백 메워
작성일 2023-09-04 13:00:54 | 조회 18
공교육 멈춤의 날…학교에서는 통합수업 등으로 공백 메워
체험학습 신청해 등교하지 않은 학생도 많아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심민규 기자 = '9·4 공교육 멈춤의 날'인 4일 일선 초등학교에서는 상당수 교사가 연가나 병가를 사용해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
휴가 교사가 많은 학교에서는 등교한 학생들을 모아 통합수업을 하거나 시청각 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교육 공백을 최소화했다.
미리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휴가 사용 의사를 통지받은 학부모들은 체험학습을 신청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기도 했다.
2년 전 교사 2명이 6개월 간격으로 숨졌던 의정부시 소재 A 초등학교의 교사들도 상당수가 휴가를 냈다.


오전 9시께 이 학교 교직원 주차장은 곳곳이 비어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평소보다 절반 정도가 덜 찬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4학년 교사들은 전원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은 사전에 학부모들에게 휴가 사용 계획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는 휴가 사용 교사를 "40여명 중 열댓명 정도"라면서 "정확한 수는 파악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양주시에 있는 B 학교의 경우 학생의 3분의 1가량이 등교하지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전체적으로 재량 휴업에 동참한 것은 아니며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연가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B 학교는 학급별로 등교한 학생들을 모은 통합 학급을 만들어 수업을 진행했다. 담임 교사뿐만 아니라 전담 선생님 등도 총동원해 교사 공백을 최소화했다.
남양주시에 있는 C 초등학교도 교사 상당수가 출근하지 않았다. 교사들은 미리 학부모들에게 체험학습을 권하는 안내를 했으며, 등교한 학생에 대해서는 책 읽기 등 자율학습을 진행했다.
파주시에 있는 D 초등학교의 경우 휴가 사용 교사가 2∼3명 수준으로 적어 학생들의 수업에 큰 차질은 없었다.
학교별로 상황이 다르다 보니 학부모들은 다소 혼란스러워했다.
양주시에서 초등학생 6학년과 2학년 등 자녀 2명을 키우는 학부모 김 모(44·남) 씨는 이날 두 자녀 모두 체험 학습 신청을 하고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김씨는 "선생님으로부터 안내받긴 했는데, 그래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 없어서 결국 두 아이 모두 안 보냈다"며 "학교 전체가 아닌 교사 개별 단위 일이다 보니 혼란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천시에 사는 초등학생 학부모 유 모(46·여) 씨는 "선생님들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맞벌이 부부다 보니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찮아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교육 당국이 휴가 사용 교사에게 소명 자료를 요구하며 징계를 예고한 것은 교사들로부터 반발을 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관계자는 "당국은 휴가를 낸 교사를 징계하겠다는 엄포를 했으면서도 (소명자료 요구가)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치에 안 맞는 해명을 한다"며 "교사들의 반발이 더 거세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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