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초등교사 49재 추모집회 놓고 현장 혼란 계속
작성일 2023-08-31 19:02:02 | 조회 26
서초구 초등교사 49재 추모집회 놓고 현장 혼란 계속
국회 앞 집회 준비하는 새 교사모임 등장…교대생들도 지지 의사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9월 4일에 교사들이 집회 등 단체 행동을 하는 것을 놓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최근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각 학교에서는 재량 휴업일 지정을 대부분 취소했지만 적지 않은 교사들은 연가나 병가 등을 사용해 개별적으로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계속해서 주변에 알리고 있다.
또 당초 국회 앞 추모 집회를 준비하던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 관계자들의 모임은 해산됐지만 집회를 열겠다는 새로운 모임도 생겨났다.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라는 이름의 교사 모임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9월 4일 오전에는 서이초에서 개별 추모 활동을, 오후 4시 30분부터 6시에는 국회 앞에서 추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며 "1만명 이상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재량휴업일을 지정한 학교 중에는 서이초도 포함됐으며, 당일 학교 앞 추모 집회 가능성이 있어 안전 문제 등으로 정상 학사 운영이 어려워 휴업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량휴업일 지정 취소와는 달리 당일 병가나 조퇴 등을 쓰겠다는 교사들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디스쿨 관계자는 "교육부의 강경 대응 방침 발표 이후 고민하는 교사들도 있지만 오히려 병가나 공가, 조퇴 등을 쓰겠다는 교사도 아직 많다. 현재 단체 행동에 대한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막상 당일 뚜껑을 따봐야 얼마나 많은 교사가 참여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대생들의 단체인 '전국교육대학생연합'도 9월 4일 단체 행동을 지지하며 전국 교육대학교에서 동시다발 추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일부 학부모들은 당일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는 등 교사들의 단체 행동을 돕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부산에 거주한다는 한 학부모는 이날 기자들에 보낸 메일에서 지난 30∼31일 학부모 1만2천137명과 예비 학부모 2천428명, 학생 778명이 교사들의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지지한다고 서명했다고 밝혔다.
또 한 초등 교사가 교원과 학부모 등을 상대로 설문조사해 기자들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96.6%(3만2천271명)는 9월 4일 재량휴업일을 지정한 학교장에 대한 징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9월 4일 교원들이 연가나 병가를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교사들의 단체 행동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학교 근무 일정을 마친 저녁 7∼8시경에 추모제를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육부와 달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서거석 전북도교육감 등은 공개적으로 공교육 멈춤의 날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교육부에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과 관련해 논의할 테이블을 만들자고 재차 제안했다. 이날 제안에는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실천교육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새로운학교네트워크 등 5개 교직 단체도 함께 했다.
조 교육감은 "9월 4일을 공교육을 다시 세우는 날로 지정하고 추모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선생님들이 다시 상처 입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정부가 슬기로운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생학부모교사인권보호연대'(학인연)라는 단체는 이날 오후 조 교육감과 최 교육감 등 7명의 교육감과 서울 지역 일부 교감을 공무원 집단행동 방조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월 1일 국회에서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를 열고 교권회복 및 보호 입법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f@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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