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계학계 큰 족적 남긴 윤기중 명예교수(종합)
작성일 2023-08-15 16:29:50 | 조회 47
경제·통계학계 큰 족적 남긴 윤기중 명예교수(종합)
대표적 자유주의 경제학자…윤 대통령 가치관 형성에도 많은 영향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15일 별세한 윤기중(92)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명예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이라는 '신분' 이전에 경제 현상을 통계학으로 해석하는 분야에서 근간을 잡은 석학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3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공주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고인은 공주농고와 연세대 상대 경제학과(1956), 연세대 대학원 경제학과(1958)를 졸업했다.
1961년부터 한양대(경제학과)에서 강단에 선 뒤 연세대 상경대학 조교수와 부교수를 거쳐 1973∼1997년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가 됐고 1991∼1993년 연세대 상경대학장을 지냈다.
한양대에 재직 중이던 1967년 일본 문무성 국비장학생 1호로 선발돼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에서 경제학을 수학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유학중인 아버지를 보기 위해 어린 시절 일본을 찾았던 때를 추억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아직도 히토쓰바시 대학이 있는 구니타치시(의 거리)가 눈에 선하다"며 "우에노 역에서 기차를 타고 구니타치역에서 내려 아버지의 아파트로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답게 깨끗했다"며 자신이 만난 일본인에 대해선 "정직하다. (어떤 일에도) 정확하다는 것도 느꼈다"고 회상했다.

고인은 한국통계학회장(1977∼1979), 일본 시토쓰바시대학 객원교수(1982∼1983), 한국경제학회 회장(1992∼1993)으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1997년 연세대 상경대학 명예교수에 추대됐고 2001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명예교수는 규정상 만 70세가 넘으면 수업을 할 수 없지만 고인은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아들이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까지 자주 학교를 찾아 서적 등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고인이 집필한 통계학(1965)과 수리통계학(1974), 통계학개론(1983)은 국내 통계학의 기반을 닦고 후학을 양성한 대표적인 총론 교재로 꼽힌다.
한국경제의 불평등 분석(1997) 역시 주요 저서로 유명하다.
주요 논문으론 한국의 국민소득분석(1958. 연세대 석사학위논문),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관한 연구(1975), 성장과 소득불평등도의 국제비교(1984), 불평등에 대한 재평가(2000), 한국의 교육비 탄력성과 불평등(2002) 등을 남겼다.
소득분포의 불평등 문제를 주로 연구한 고인은 1999년 삼일문화상 학술상을 받기도 했다.
대표적인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고인은 윤 대통령의 가치관 형성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입학 기념으로 미국 내 대표적 신자유주의 학파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책 '선택할 자유'를 선물한 일화도 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12월 대선 후보 시절 한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학 시절 술을 마시고 귀가해 부친에게 크게 혼이 난 일화를 전하며 고인의 '원칙주의' 성향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부인 최성자(89·전 이화여대 교수)씨 사이에서 장남 윤 대통령을 포함해 1남1녀를 뒀다.
지난해 7월 아들이 일하는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을 찾았을 때가 고인이 생전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보인 마지막이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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