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새 장애 대학생 자퇴 2.4배↑…온라인수업 불편 호소
작성일 2023-10-19 07:31:35 | 조회 40
코로나 3년새 장애 대학생 자퇴 2.4배↑…온라인수업 불편 호소
강득구 "학습권 보장 위한 인프라 구축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코로나19 이후 장애가 있는 대학생들의 자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큰 불편을 겪은 데 따른 결과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전국 11개 국립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대학을 그만둔 장애 학생은 36명이다.
이들 대학을 자퇴한 장애 학생은 2019년 15명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한 첫해인 2020년 11명으로 소폭 줄었다. 이후 대학 수업이 본격적으로 비대면으로 전환된 2021년 30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 36명, 올해 1∼9월 31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들 대학의 전체 장애 학생 수는 2019년 792명, 2020년 854명, 2021년 904명, 2022년 891명, 올해 943명이다.
전체 장애 학생 수가 2019년부터 작년까지 3년 사이 1.13배 늘어나는 동안 자퇴생은 2.4배 증가한 것이다.
장애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들으며 겪는 불편함은 여러 논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은하 창원대 특수교육과 교수의 '청각장애 대학생의 원격수업 현황과 개선방안' 논문에 따르면 청각장애 대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 수강 시 어려움을 조사한 결과 '소리에 대한 불편'(52.5%) 응답이 가장 많았다. '대면 강의보다 집중력이 더 필요한 점'(47.5%), '자막이 없는 점'(37.5%·이상 중복 답변) 등이 뒤를 이었다.
청각장애 대학생들이 학교나 교수로부터 받은 지원은 속기(45.0%), 도우미(40.0%), 자막(37.5%·이상 중복 답변) 등으로 조사됐는데, 김 교수는 이를 두고 "아직도 충분한 지원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각장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도 온라인 수업 수강 시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례가 등장한다.
김정현 백석대 특수교육과 교수 등이 시각장애를 지닌 서울의 한 대학 학생 6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 한 학생은 "인터넷 연결 상태가 안 좋아 중간중간 끊기거나 말이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청각에 의존해 수강하기 때문에 소리가 끊길 때마다 흐름을 놓쳐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가 다소 진정된 현재도 계속해서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장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강 의원은 "원격수업으로 장애 학생이 자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던 것은 아닌지 심층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장애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 활성화 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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