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약자동행지수 개발…오세훈 "다른 시장 와도 정책 지속"(종합)
작성일 2023-10-10 13:31:16 | 조회 30
서울시 약자동행지수 개발…오세훈 "다른 시장 와도 정책 지속"(종합)
정책성과 매년 평가·공개…정책 개발·예산 편성에 활용 첫 사례
생계·돌봄, 주거, 의료·교육·안전·통합 6대 영역 50개 세부지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시가 민선 8기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지표인 '약자동행지수' 개발을 완료했다고 10일 밝혔다.
매년 산출된 지수를 바탕으로 약자동행 정책이 시민 생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사각지대를 없애고 정책 추진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약자와의 동행 정책 추진이 느슨해지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다잡는 서울시의 대시민 약속이라고 시는 강조했다.

◇ 오세훈 시정철학 '동행' 뒷받침 지표 개발…"정책추진 대시민 약속"
오세훈 시장은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양극화 해소를 추진하는 '동행'을 핵심 철학으로 삼아 시정을 펼쳐왔다.
오 시장은 이날 직접 약자동행지수 개발 브리핑을 하면서 "작년 취임할 때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렵고 소외된 취약계층을 배려하고 보듬는 약자동행 특별시를 최우선 시정 가치로 삼겠다는 약속을 드렸다"며 "약자동행지수는 그런 의지를 반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취임사에서도 "약자동행지수를 개발해 모든 정책 수립과 예산 집행 단계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지표들은 대부분 도시정책과 무관하고 외부 환경요인 등의 변수로 인해 실제 시민의 정책 체감도를 측정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새 지표 개발을 위해 시는 지난해 9월부터 분야별 전문가 및 이해관계인 등 200여명과 20회 이상의 논의를 거쳤다.
올해 4월에는 전국 최초로 '서울시 약자동행 가치의 확산 및 활성화 조례'도 제정했다.
약자동행지수는 ▲ 생계·돌봄 ▲ 주거 ▲ 의료·건강 ▲ 교육·문화 ▲ 안전 ▲ 사회통합 6대 영역의 50개 세부 지표로 구성된다.
영역별로 보면 생계·돌봄은 취약계층 자립 지원과 돌봄 취약계층 안전망 확대를 목표로 한 12개 지표로 구성된다. 위기가구 지원율, 영유아기 틈새 돌봄 제공 등이 대표적 지표다.
주거 영역은 청년 주거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공공임대주택 재고 수, 주거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 규모 등 6개 지표로 구성됐다.
의료·건강 영역은 장애친화적 의료기관 확보 규모, 자살고위험군 관리율 등 10개 지표를 반영했다.
교육·문화에선 교육 소외계층 맞춤형 지원 규모, 취약계층 아동의 학습역량 수준 등 8개 지표로 평가한다.
이밖에 안전 영역과 사회통합 영역에는 각각 9개, 5개 지표를 반영했다.
안전 영역은 고립·은둔청년 발굴·지원 규모, 범죄예방 CCTV 설치율 등으로 이뤄졌다.
사회통합 영역은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시민동행을 통한 사회결속 강화가 주요 과제로, 다문화 구성원의 사회소속감, 시민의 동행인식 수준 등을 지표로 한다.



◇ 내년 상반기 약자동행지수 첫 발표…"향후 지표 보완"
오 시장은 브리핑에서 지수를 만들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주요 사업별로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다 보니 혹시 미처 보듬지 못한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 아닌지 우려가 있었다"며 "이번 지수 마련을 계기로 사회적 필요가 생기면 지표를 지속적으로 늘려 모든 약자를 정책으로 포용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앞서 그는 과거 서울시장 시절 추진했던 주요 사업이 후임 박원순 시장 재직 때 지속해 추진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아쉬움을 밝혀왔다.
오 시장은 "철학이 다른 시장이 들어오면 기존 정책이 축소되거나 무시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변하는 경우를 경험했다"며 "달라지는 사회 양상에 발맞춰 어떤 시장이 오더라도 사회적 약자를 보듬을 수밖에 없는 시스템·제도를 안착시키겠다는 것이 이 제도를 마련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약자동행지수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 대한 세분화된 평가와 분석을 통해 사회적 위험을 조기 발굴하고 생활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든 세부 지수는 약자동행 정책을 시작한 2022년을 기준값 100으로 놓고 산출한다.
산출된 지수는 약자정책 성과를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하며 시민이 변화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매년 공개한다.
예컨대 지수가 100을 웃돌면 기준점인 2022년보다 상황이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지수가 뒷걸음칠 경우 원인을 분석해 예산을 확대 투입하거나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정책 효율성을 높이게 된다.
특히 유럽연합(EU)의 '사회적 배제지표'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수'처럼 도시나 국가의 상황이나 사회현상을 비교하는 지표는 많지만, 도시가 자체 추진하는 정책 성과를 평가·분석해 정책 개발이나 예산 편성에 활용하는 것은 약자동행지수가 세계 최초라고 시는 강조했다.
시는 내년 상반기에 2023년 약자동행지수를 발표한다.
서울시는 "약자동행지수 결과는 시정 운영 전반에 반영해 약자 관점에서 사업을 체계적으로 설계·운영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데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매년 전문가와 시민 의견을 지속 수렴해 지표를 보완하고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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