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내리고 혼자 서서 이동' 기계연, 로봇 휠체어 개발
작성일 2023-10-05 11:00:40 | 조회 25
'계단 오르내리고 혼자 서서 이동' 기계연, 로봇 휠체어 개발
"하지 장애인 삶의 질 개선 기대"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하지 장애인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일어서서 이동하며 생활하도록 돕는 로봇 휠체어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5일 한국기계연구원에 따르면 AI로봇연구본부 박찬훈 본부장 연구팀은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도울 수 있도록 계단을 오르내리는 '계단 등반 모듈'과 일어서서 이동하거나 탑승 상태에서는 눕고 기울이는 등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스탠딩 모듈'을 구현한 뒤 두 모듈을 통합한 로봇 휠체어를 개발했다.
기존에도 계단을 오르는 휠체어와 일어서서 이동할 수 있는 휠체어가 각각 있으나 두 모듈을 통합해 한 대의 휠체어로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ㄹ'자 형상 크롤러를 특수 설계하고 휠체어 하부에 장착해 계단을 오르내리는 장치인 계단 등반 모듈을 개발했다. 휠체어의 바퀴에 해당하는 이 크롤러는 평상시에는 휠체어 내부에 감춰져 있다가 필요할 때 하강한다.
연구팀은 평행 사변형 구조의 독특한 기구구조와 자중보상기술을 적용해 휠체어에 탑승한 상태에서 일어서고, 눕고, 앉은 채 앞뒤로 기울이고, 좌석 높이 조절까지 5가지 자세로 변환할 수 있는 스탠딩 모듈도 개발했다.
로봇 자체 무게(자중)에 의해 발생할 필요 토크를 최소화하는 자중보상기술로 필요 토크를 최대 80%까지 줄여 작고 가볍다.
이번에 개발한 로봇 휠체어는 계단 오르기와 일어서서 이동하기 등 두 가지 기능이 하나의 휠체어에 통합됐을 뿐만 아니라 계단 등반 안전성이 향상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로봇 휠체어에 탑승한 상태에서 다양한 자세로 변환할 수 있어 압력 집중을 해소하고 욕창 방지, 혈액순환 등에도 도움을 받게 된다.
자세를 변환하는 스탠딩 모듈이 휠체어와 일체형이 아닌 독립 모듈 구조라서 다양한 휠체어에 큰 설계변경 없이 쉽게 결합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원형 휠만으로 계단을 오를 수 있는 특수 설계 '변형 휠' 기술도 개발했는데, 평지에서는 일반 휠처럼 원형을 유지하면서 이동하지만 장애물을 만나면 휠 강성이 낮아지면서 장애물 형상과 일치하도록 형상이 변형돼 장애물을 밟으면서 지나갈 수 있다.
이 기술은 휠만으로 평지를 고속으로 이동하고, 장애물 극복도 가능해 로봇 휠체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동로봇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박찬훈 본부장은 "이번 로봇 휠체어 기술은 하지 장애인이 기존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고 설치된 시설 등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목적으로 개발됐다"며 "장애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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