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뜻으로 읽는 금강경
작성일 2023-10-01 11:40:41 | 조회 90
[신간] 뜻으로 읽는 금강경
워킹데드 해방일지
청소년과 함께 장애공부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 뜻으로 읽는 금강경 = 김창영 지음.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불교 역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경전인 금강반야바라밀경(금강경)을 우리말로 쉽게 풀어놓은 책이다.
중국 신장웨이우얼(신장위구르) 지역에 존재했던 쿠차 왕국 출신 불교 번역가 쿠라마지바와 현장스님(삼장법사)의 한문본, 산스크리스트본을 포함한 다양한 국내외 번역본을 참고했다.
1부 '맨발의 싯다르타'와 2부 '금강경반야바라밀경'으로 나뉜 책 1부에서는 인도 북부 샤카에서 태어난 태자가 열반에 이르는 과정 등 일대기를 쉬운 불교 용어로 서술했다.
난해하거나 고도로 축약된 시적 서술에서 탈피해 석가모니 사후 2천600여 년 동안 축적된 과학기술의 발달을 수용해 붓다가 천안(天眼)으로 살핀 우주의 섭리, 혜안(慧眼)으로 파악한 미생물의 세계까지 번역에 응용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일간지 기자와 외신사 칼럼니스트, 정당 대변인 등을 거친 저자는 본문보다 어려운 주석이나 주해를 붙여 난삽하고도 현학적인 기존 번역본과는 달리 초보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읽기 편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팔만사천 대장경중에 최고로 손꼽히는 금강경이 대웅전에 모셔져만 있지 말고 논어처럼 교양서로, 도덕경처럼 인문서로 널리 활용된다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따뜻한손. 248쪽.

▲ 워킹데드 해방일지 = 시몬 스톨조프 지음. 노태복 옮김.
종교를 가진 사람이 신앙에서 삶의 의미를 찾듯 화이트칼라들은 일 속에서 그러한 것들을 찾고 있지는 않은가. 신(神) 대신에 일에 의지하고 있지 않은가. '일 숭배'는 우리를 더 일하게 만드는 '위험한 것'이 아닌가.
저널리스트 겸 디자이너인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직업이 과거의 종교가 하던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현상을 가리키는 신조어 '워키즘'(Workism)에서 스스로 회복 중이라고 말한다.
책은 최고의 복지를 부여하는 직업을 마다하고 일과 분리를 선택한 전칙 구글 엔지니어, 미슐랭 스타 셰프, 알래스카의 카약 가이드 등 100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가 바탕이다.
내가 하는 일 곧 나 자신이라는 착각,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착각, 오래 일하는 만큼 일을 잘하게 된다는 착각….
'일과 직업에 대한 9가지 생각의 전복'이라는 내용으로 이를 정리했다.
저자는 일을 향한 열정보다 나를 향한 호기심에 집중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일을 빼놓으면 스스로를 증명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지만, 일을 삶 속에서 끄집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독자들에게 마지막 던지는 질문은 '무엇을 하길 좋아하십니까'(What do you like to do?)이다.
미국인들이 으레 하는 질문, 즉 (먹고 살기 위해) '무엇을 하십니까'(What do you do?)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웅진지식하우스. 304쪽.

▲ 청소년과 함께 장애공부 = 김선희 지음.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 '나'와 너', '우리'에는 당연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포함되지만 사회 제도나 개인적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사회복지학 박사로 20년간 장애인 복지를 연구해온 저자는 청소년들을 위한 '맞춤형 장애공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체장애, 시각장애, 발달장애 등 잘 알려진 장애 유형 말고도 말고도 중복장애, 중도장애 등 생소한 유형을 당사자의 목소리를 정리해 소개한다.
청소년인 '관심학생'과 전문가인 '배려쌤'의 문답으로 본문을 구성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은 전문가와 장애 당사자의 관점을 모두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전문가의 관점에 치우치면 청소년들에게 전문 지식을 전달하는 데만 그쳐 일상에서 더불어 사는 실천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고, 장애 당사자의 관점에 치우치면 청소년들이 장애인의 삶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 배려를 강요하고 부담을 주는 식으로 잘못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노. 236쪽.
hopema@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