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돌봄·고립청년에 '통합지원'…정신건강검진에 조현병 추가(종합)
작성일 2023-09-19 18:33:52 | 조회 34
가족돌봄·고립청년에 '통합지원'…정신건강검진에 조현병 추가(종합)
청년복지 5대과제에 내년 예산 3천309억원…올해보다 43% 늘려
가족돌봄·고립청년 지원 '청년미래센터' 신설…저소득 가족돌봄청년 年200만원
자립준비청년 자립수당 月50만원…청년정신건강·자산형성 지원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곽민서 기자 = 내년부터 가족을 부양하는 가족돌봄 청년(영케어러)과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고립·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정부가 통합 지원을 처음 실시한다.
저소득 가족돌봄 청년에 1년에 200만원까지 지원하고, 보육원 등을 떠나는 자립준비 청년에게 주는 지원금을 월 50만원으로 인상한다.
보건복지부는 19일 국회에서 국민의힘과 당정협의를 거쳐 '청년복지 5대 과제' 확정·발표했다. 5대 과제는 ▲ 가족돌봄 청년 ▲ 고립·은둔청년 ▲ 자립준비 청년 ▲ 청년 마음건강 ▲ 청년 자산형성 지원으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43% 증액된 3천309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복지부는 집값 상승, 격차 심화 등 사회·경제 변화로 현시대 청년들의 어려움은 커지나 기존 청년복지 정책은 일자리·취업 지원에 집중돼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청년 취약계층이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 가족돌봄·고립은둔 청년 지원…'청년미래센터'서 전담
그동안 정부 정책에서 별도 지원 대상에 들지 못했던 가족돌봄청년과 고립·은둔청년을 위한 지원책이 처음 나왔다.
정부는 우선 내년에 '청년 미래센터'를 만들어 가족돌봄청년과 고립·은둔 청년을 통합 지원한다.
'영 케어러'(Young Carer)라고 불리는 가족돌봄 청년은 장애나 질병 등 어려움을 가진 가족을 부양하는 부담으로 본인의 미래를 제대로 계획하지 못한다. 전국에 약 10만명(13∼34세 청년 중 0.8%)으로 추정된다.
청년 미래센터는 학교·병원·지역과 협력해 가족돌봄 청년을 선제 파악하고, 이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돕는다. 센터에는 돌봄 코디네이터를 6명씩 배치해 가족돌봄 청년을 밀착 관리한다.
경제적으로는 저소득층 가족돌봄 청년 대상 자기돌봄비를 연 200만원 규모로 신설한다. 내년 지원 대상은 960여명이다.

고립·은둔 청년을 대상으로도 마찬가지로 청년 미래센터를 중심으로 통합 지원하며, 센터에 고립·은둔 전담 인력은 8명씩 배치한다.
고립청년은 타인과 의미있는 관계를 맺지 못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없거나 요청하기 어려운 청년을 뜻한다. 이 중 집 등 제한된 장소에 머물며 교류가 없는 청년이 은둔청년이다.
복지부는 고립청년이 전체 청년의 5%인 51만6천명, 은둔청년이 2.4%인 4만7천명 규모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스스로 외부와 단절하고 있기 때문에 발굴이 쉽지 않은 만큼, 탈(脫)고립 의지가 있는 청년이 우선 지원 대상이다. 온라인에서 지원 서비스를 적극 홍보해 자발적 신청을 유도할 것이라고 복지부는 전했다.
가족돌봄 청년과 고립은둔 청년 시범사업은 모두 내년에 전국 4개 시도에서 실시되며, 시범사업을 토대로 2026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자립수당 50만원으로 인상…청년 마음건강·자산형성 지원 강화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가 끝나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지난해 35만원에서 올해 40만원으로 인상된 자립수당을 내년엔 50만원으로 올린다. 자립준비청년 전담인력은 내년 230명으로, 사례관리 지원 대상자는 2천7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보호 종료 아동에게 지방자치단체가 자립정착금을 1천만원 이상 일시금으로 지급할 것을 권고하는데, 권고 액수를 더 높일 방침이다.
연간 2천여명이 보호가 종료되며, 법령상 자립지원 기간인 보호종료 5년 이내인 청년은 1만1천400여명이다.
청년층의 마음건강과 자산형성을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현재 전국 청년 대상 심리지원 서비스 '청년마음건강바우처'가 있는데, 이를 확대해 내년부터 청년층을 포함한 전 연령 대상 심리상담 '전국민 마음건강 투자사업'을 한다.
첫해인 내년에 전국민 마음건강 투자사업 지원 목표인원은 8만명이고, 이중 청년층은 3만5천여명이 될 것으로 복지부는 예상했다.




또한 청년층 정신건강검진 항목에 기존 우울증에 더해 최근 연이은 범죄 문제로 부각된 조현병을 추가하고, 검진 주기는 10년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검진 결과 치료가 필요한 청년은 의료기관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할 계획이다.
저소득 청년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은 가입자 소득 기준을 완화하는 등 지원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
기초생활보장 청년 수급자를 대상으로 하는 빈곤 청년 근로 인센티브도 적용 대상 연령층을 현행 24세 이하에서 30세 미만으로 확대 조정한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에서 "당정은 청년 삶 전반을 모두 살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을 같이 했다"며 "이번 대책이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필요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사회적 약자를 촘촘히 찾아 두텁게 지원한다는 약자복지 기조로 청년복지 5대 과제를 추진한다"며 "청년의 어려움을 세심히 지원해 공정한 출발과 도약 기회를 보장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