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안협의체 한달 넘게 '휴업'…의대정원 등 논의 지연 우려
작성일 2023-08-03 13:06:34 | 조회 36
의료현안협의체 한달 넘게 '휴업'…의대정원 등 논의 지연 우려
의협 집행부 탄핵 표결 등 상황 돌출…6월말 이후 회의 못열어
복지부 "의협과 논의 차질 상황 아냐…조만간 협의체 열 것"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권지현 기자 =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사 확충, 필수의료 강화 등을 논의하는 공식 기구인 '의료현안협의체'가 6월 말 이후 한달 넘게 열리지 않고 있다.
의협 집행부 탄핵 표결 등 최근 불거진 다른 큰 문제들이 있었고 여름 휴가철도 겹치며 협의체 후속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인데,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대정원 확충 등 현안 논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는 지난 6월 29일 제12차 회의 이후 5주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의료현안협의체는 매주 또는 격주 간격으로 목요일에 정기 회의를 해왔다.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회의에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의사 인력 수급 추계 전망 내용을 공유하고, 엇갈리는 결과에 대해 2주간 숙의한 뒤 7월 13일에 13차 회의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의협 회원 일부가 이필수 회장 등 현 집행부가 내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끌려 독단적으로 의대정원 증원 등에 합의했다며 집행부 탄핵을 추진하면서 지난달 13일 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이필수 회장, 이정근 상근부회장, 이상운 부회장이 탄핵안 발의에 따라 표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시적으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열린 의협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집행부 탄핵안은 모두 부결됐다.
같은 기간 복지부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등 다른 현안에 대응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달 27일 의료현안협의체가 열려야 했지만 다시 건너뛰었고, 이날 역시 의료현안협의체는 열리지 않았다.

이처럼 의료현안협의체 회의 개최가 계속 미뤄지자 의협 내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반대 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의협은 정부가 의대 정원·의사 인력 확충 논의 대상을 의협에서 전문가, 환자·소비자 단체 등으로까지 확대해 법정 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을 통해서도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의료현안협의체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광래 의협 인천의사회 회장은 지난 회의에서 정부 방침에 대해 "의협과 회원 모두에게 큰 상실감과 좌절을 느끼게 한다"며 "의료현안협의체와 사회적 합의체(보정심) 결정이 서로 배치되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존재 이유를 상실한 협의체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인력 문제 등 주요 현안을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충실히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방침은 그대로이며, 조만간 의료현안협의체 후속 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협과 논의에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의협 내부 사정(집행부 탄핵 표결) 영향이 있었으나 조만간 이달 중순 전으로 13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협 관계자도 "의협과 정부 모두 다른 현안 대응에 집중하느라 7월에 의료현안협의체가 열리지 못했고, 휴가주간이라 이달 일정이 아직 안 잡힌 것"이라며 후속 협의체 회의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shiny@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