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 "일본 장애학자 다테이와 신야 교수 별세 애도"
작성일 2023-08-02 17:37:24 | 조회 33
장애인 단체 "일본 장애학자 다테이와 신야 교수 별세 애도"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대구장차연·대표 박명애)는 1일 "장애인 운동과 장애학 연구의 동료였던 일본 리쓰메이칸(立命館)대 생존학연구센터의 다테이와 신야(立岩眞也) 선생님께서 별세하셨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의 추도문을 발표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테이와 교수는 7월31일 오후 1시33분께 일본 교토시 사쿄구 한 병원에서 악성림프종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만 62세.
니가타현에서 태어난 고인은 도쿄대 사회학과와 동 대학원을 나왔다. 제자인 정희경 광주대 교수에 따르면 고인은 대학 재학 중 시각장애인 친구의 활동 보조를 한 것을 계기로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1990년 중증 장애인의 탈시설 자립생활을 고찰한 책 '생의 기법'(한국어판 2010년)을 펴내며 주목받았다. 연구 분야는 '중증 장애나 난치병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바람직한 사회', 즉 '장애학'과 안락사 비판 등이었다. '사적소유론'(1997) 등 저서도 냈다.
지바대 조교, 신슈대 조교수를 거쳐 리쓰메이칸대 대학원 첨단종합학술연구과 교수로 강단에 섰고, 리쓰메이칸대 생존학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고인은 국내 중증 장애인의 탈시설 자립 모색과 장애학(장애인의 관점으로 사회변화를 모색하는 학문) 도입에도 도움을 줬다. 장애학은 세계적으로는 1975년 영국 오픈유니버시티에 처음 학과가 개설됐고, 일본에선 1980년대부터 연구됐지만, 한국엔 2009년 10월 장애학연구회가 만들어졌을 만큼 늦었다. 2015년 한국장애학회가 출범했고, 2018년 대구대 일반대학원에 장애학과가 처음 생겼다.
국내 장애학 도입을 주도한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11년 7월 경기대에서 리쓰메이칸대와 한일 학술 세미나를 열었고, 2012년에는 우리가 일본으로 갔었다"며 "일본 장애학 연구를 주도하고 후학을 양성해온 고인의 죽음이 너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교수에 따르면 다테이와 교수는 2007년 일본에서 '글로벌 CEO 관련 국책사업' 프로젝트를 맡은 것을 계기로 한국 장애인 단체와 교류하며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생존학연구센터에서 '한국어 매거진'을 발행했다. 조민제 대구장차연 국장은 "고인이 발행하는 '한국어 매거진'을 보며 활동의 방향을 잡았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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