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10m 아래로 굴러떨어진 치매노인…7시간만에 구조
작성일 2023-07-25 12:38:17 | 조회 44
등산로 10m 아래로 굴러떨어진 치매노인…7시간만에 구조
호우주의보 앞두고 빗속 수색…심도지구대 순찰팀 극적 발견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치매 증상이 있는 아버지가 등산하다가 넘어지셨대요. 그런데 마지막 통화 후에 연락이 안 돼요."
지난 22일 오전 11시 31분께 인천시 강화군에 있는 야산에서 치매 노인 A(67)씨가 실종됐다는 다급한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아들 B(31)씨는 "아버지가 아침에 등산하러 나간 이후 1시간 만에 전화를 걸어 '등산 중 넘어져 못 움직이겠다'고 했다"며 "이 전화를 마지막으로 휴대전화가 꺼졌다"고 설명했다.
B씨는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등산로를 돌아다니며 1시간가량 주변을 살폈으나 어디에서도 아버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자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곧바로 B씨와 만나 A씨 사진과 인상착의를 확인한 뒤 실종 의심 지역과 마지막 위치 정보를 중심으로 현장 수색에 나섰다.
수색 작업에는 경찰 기동대와 긴급 현장상황반, 소방 구조대 등 40여명이 투입됐으며 실종 전단도 신속히 만들어져 주변 상점과 주거지에 배포됐다.
그러나 본격적인 수색을 시작한 지 4시간이 지나도록 A씨의 행방은 묘연했다.
날이 저물 경우 수색 작업에 난항이 예상되는 데다가 호우주의보 발효를 앞둔 강화도에 굵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수색팀 사이에선 긴장감이 돌았다.
당시 강화경찰서 심도지구대 순찰4팀장 이현주 경감은 김금식 경사, 최용은 순경과 함께 땀에 흠뻑 젖은 채로 A씨를 찾고 있었다.
이들은 B씨로부터 A씨가 자주 다니던 등산로를 파악하고 그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산속에는 "아저씨"를 외치는 긴박한 목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이 경감은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A씨에게 우리의 음성이 닿기만을 바라며 계속해서 외쳤다"며 "막내 직원인 최 순경은 기존 등산로도 벗어나 거침없이 수색했다"고 회상했다.



절박한 심정으로 수색 작업을 이어가던 그때 등산로부터 10m가량 떨어진 풀숲에서 희미한 흐느낌이 들려왔다.
이 경감 등은 작은 소리를 놓치지 않고 우거진 나무들을 헤집고 현장으로 이동했고 마침내 한쪽에 웅크려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탈진 상태로 다리 등을 다쳐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등산로를 걷다가 균형을 잃고 10m 아래 절개 면까지 굴러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집을 나선 지 약 7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돼 현재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 경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해지던 상황에서 A씨를 구조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한 덕에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 B씨가 고맙다며 연신 인사하길래 어서 아버지한테 가보라고 했다"며 "팀원들과 순찰차를 타고 복귀하는 길에 서로 다독이며 뿌듯함을 나눴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에서는 지난 22일 오전 1시 26분께 바다로 뛰어든 50대 여성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신속히 구조한 일도 있었다.
당시 중부경찰서 하인천지구대 소속 김대연·엄기준 경장은 "아주머니가 바다로 들어갔는데 벌써 몸이 반쯤 잠겼다"는 신고를 받고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망설임 없이 바다로 뛰어 들어가 신고 지점으로부터 200m가량 떨어져 있던 여성을 무사히 구조해냈다.
goodluck@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