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에너지취약층…서울·충북·대구·제주 연탄사용 늘어
작성일 2023-10-26 11:31:49 | 조회 25
그늘진 에너지취약층…서울·충북·대구·제주 연탄사용 늘어
연탄은행 '2023 전국 연탄사용가구 조사 보고서'…4개 지역 가구수 증가
전국 7만4천여가구…"노령화 지수 높고 1인당소득 낮을수록 사용률 높아"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과거 '난방의 대명사'였던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가 전국적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지만 서울·충북·대구·제주에서는 최근 되레 사용가구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가, 고물가 속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의 상황에서 노인층과 저소득 가구를 중심으로 에너지 취약계층의 연탄 사용이 증가한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26일 사회복지재단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하 연탄은행)이 발표한 '2023 전국 연탄사용가구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4개 지역은 2년 전보다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 수가 늘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2021년 1천773가구에서 올해 1천827가구로 2년 전보다 4.7% 늘었다.
충북과 대구는 같은 기간 5천893가구에서 7천618가구, 1천414가구에서 1천843가구로 각각 29%·31%씩 증가했다. 제주는 112가구에서 311가구로 178% 급증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전국적으로 2014년 이후 연탄사용가구가 지속해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과 상반된 수치다.
연탄은행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연탄사용가구 수는 7만4천167가구로 총가구 수의 0.3%에 해당한다. 2021년(8만1천721가구)과 비교하면 8.5% 줄었다.

연탄은행은 "충북과 대구의 경우 기초생활수급가구·차상위 계층 가구 수 비율이 증가했다"며 4개 지역에서 연탄사용가구가 늘어난 원인으로 유류비 인상, 전기·가스·수도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 저소득 고령층 증가, 경기침체 등을 꼽았다.
연탄사용가구가 많은 지역은 경북(2만4천663가구), 강원(1만6천859가구), 충북(7천618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지역의 연탄사용가구 수는 전체의 66.2%에 해당한다.
반대로 연탄사용가구가 가장 적은 지역은 울산(62가구), 세종(98가구), 제주(311가구)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연탄사용가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노령화 지수가 높고 1인당 소득이 낮게 나타나는 등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연탄은행은 2004년부터 격년마다 전국적으로 연탄사용가구 실태를 조사·발표해왔다. 올해 조사는 4월부터 9월까지 31개 지역연탄은행 현장조사 결과, 각 시·도별 연탄가구 현황 집계, 연탄배달업자 자료 등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탄은행은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지원하는 '연탄쿠폰'은 기초생활수급 및 차상위 가구 총 4만6천여곳에만 지급될 예정인 만큼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사각지대에도 연탄을 지원할 수 있도록 올해도 '사랑의 연탄 300만장 나누기' 캠페인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stopn@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