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이는 은빛 물결에 불빛쇼·인생샷…하늘공원 서울억새축제
작성일 2023-10-13 11:32:09 | 조회 28
일렁이는 은빛 물결에 불빛쇼·인생샷…하늘공원 서울억새축제
14∼20일 월드컵공원서…쓰레기섬 탈바꿈 생태공원 6만평 억새밭 장관
'뷰맛집' 전망대·구석구석 라이브·체험 프로그램…밤 10시까지 개방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푸른 가을 하늘 아래,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들이 빚어내는 은빛 물결. 서울 곳곳을 보여주는 전망대와 '인생샷' 명당. 공원 구석구석에서 열리는 라이브 공연.
서울 도심에서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제22회 서울억새축제'가 14∼20일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내 하늘공원에서 열린다.
하늘공원에서는 해마다 가을이면 약 6만평 규모 억새밭의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루지만, 본래부터 이곳이 억새 군락지는 아니었다.
월드컵공원은 본래 난지도라 불리던 한강 변의 섬이었다.
난지도는 물이 맑고 먹이가 풍부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 보고로 불렸다. 하지만 1978년부터 15년 동안 9천200만t 쓰레기가 난지도에 매립되면서 생명이 발붙일 수 없는 거대한 '쓰레기 산'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에 1993년 난지도에 쓰레기 매립이 중단됐고, 섬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침출수와 유해가스 처리, 매립지 상부에 흙을 덮는 복토화 작업 등 매립지 안정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파리떼만 들끓던 난지도에는 차츰 식물이 자라고 새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안정화 작업에 맞춰 서울시는 난지도 매립지의 공원화 사업에도 착수했으며, 2002년 5월 난지도는 오늘의 월드컵공원으로 거듭났다.
월드컵공원 중 가장 하늘 가까운 곳에 있는 하늘공원은 난지도 제2매립지에 들어선 초지(草地) 공원으로, 하늘공원에 오르면 서울의 풍광이 한눈에 펼쳐진다.
북쪽으로 북한산, 동쪽의 남산과 63빌딩, 남쪽에 한강, 서쪽으로는 행주산성을 볼 수 있다.
또 하늘공원이 문을 연 2002년부터 매년 억새축제가 열리고 있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 2020년에는 축제가 취소됐으며, 2021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올해 축제는 '억새와 함께하는 10월의 러브레터'라는 주제로 방문객을 맞는다.
14일 점등식을 시작으로 매일 밤 다채로운 색채의 조명으로 억새밭을 연출하는 '억새밭 경관조명'이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까지 운영된다.
음악과 함께 레이저 조명으로 야간경관을 수놓는 '불빛공연'도 매일 오후 7∼9시 정각마다 10분간 관람할 수 있다.
하늘공원은 1년 중 유일하게 서울억새축제 기간에만 밤 10시까지 개방된다.
억새축제가 열리는 하늘공원은 사진 촬영 명소로도 손꼽힌다.
축제 기간 하늘공원 억새풀로 만든 하트곰, 하트계단, 억새 사인물 그네 등 총 17곳의 '포토존', 소원바위와 소원터널에 소망을 적어 걸어두는 '소원존'이 마련된다.
서울 도심과 랜드마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하늘공원 '여의도뷰', '노을뷰', '북한산뷰' 등 '뷰맛집'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각기 다른 서울의 모습과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하늘공원은 은빛 억새 물결과 뭉게구름의 조화가 가능한 날 '인생샷'을 연출하기에 더없이 좋은 사진촬영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포토존&소원존, 하늘공원 전망대 등 '사진 명당'에서 누구나 최고의 장면을 찍을 수 있다.
또 산불 피해목을 수집해서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사슴정령'과 '깜장희망곰'도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문화존에서는 청춘유수팀의 현악3중주 공연과, 솜사탕맨의 마임 퍼포먼스 등 총 24개 팀의 공연이 진행된다. 매일 각기 다른 장르의 버스킹 공연이 펼쳐진다.
문화공연은 주말 오후 2∼4시, 주중 오후 2∼6시까지 운영된다.
체험존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은빛 억새밭 쉬운 트래킹, 억새 축제장에 나타난 꾀꼬리 붕붕카, 축제기념 편지쓰기, 하늘 억새 꽃다발 만들기 등 9개의 체험 프로그램과 2개의 특별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관련 체험, 상담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공원 곳곳에서는 '2023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조성한 40개의 정원을 만나볼 수 있다.
월드컵공원 방문 때는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하늘공원까지 운행하는 공원 내 맹꽁이 전기차 이용료는 유료다.
서부공원여가센터 이용남 소장은 "1년 중 유일하게 서울억새축제 기간에만 하늘공원이 늦은 밤까지 개방한다"라며 "사랑하는 이들과 억새밭의 낮과 밤을 거닐며 특별한 가을의 낭만을 느껴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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