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챙이 마을'서 제주 돌 축제…이탈리아·영국·일본 석공 참가
작성일 2023-10-05 12:31:02 | 조회 22
'돌챙이 마을'서 제주 돌 축제…이탈리아·영국·일본 석공 참가
제주 동명리마을회·돌빛나예술학교, 14∼15일 개최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이탈리아와 영국, 일본의 석공들이 참가하는 제주 돌 축제 '2023 문수동, 돌 자파리'가 14∼15일 동명리 문수동에서 펼쳐진다.
문수동은 예전에 힘세고 솜씨 좋은 7명의 '돌챙이'가 살았던 마을이다. 한때 돌챙이 마을이라고 불렸던 이 마을에는 현재 30여 가구가 살고 있다.
돌챙이(돌+ㅎ+쟁이)는 돌을 다루는 기술자를 뜻하는 제주어다. 축제 제목의 '자파리'는 '장난'을 뜻하는 제주어다.
제주시 한림읍 동명리마을회가 주최하고 돌빛나예술학교가 주관한다.
주요 프로그램은 비보답 복원, 마을길 돌담 쌓기 및 보수, 문수동 돌챙이 7인 사진전, 송이돌 화분 만들기, 글씨 조각하기 등이다.
비보답은 나쁜 기운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쌓았던 돌탑이다. 그런데 1948년 4·3사건 때 마을을 지키는 성을 쌓기 위한 용도로 모두 해체됐다. 이번에 그 가운데 1기를 복원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돌담 쌓기, 비석치기, 공깃돌 놀이, 물수제비 만들기, 돌에 그림 그리기 등도 준비됐다.
국제 돌담 사진전, 문수동 아마추어 화가 양경환 그림전, 돌 그림 화가 김덕민 작품전도 이어진다.
마을의 용천수(샘물)인 문수물에서는 14일 오후 5시 제주 토속 소리꾼 문석범과 살롱드뮤직이 공연한다.
15일 오후 4시에는 김보람 선생과 볍씨학교 친구들이 비보답 복원 축하공연을 한다.
문수동 석공 7명 중 마지막 생존자인 강승찬(75) 옹은 5일 "문수동에 유독 솜씨 좋은 돌챙이가 여럿인 이유는 농사만 지어 살기엔 어려운 처지였고, 양병옥이라는 최고 실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돌과 동고동락하던 여섯 분은 제주도 등록문화재인 한림성당의 높다란 종탑과 석조 건물들을 곳곳에 남긴 채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회상했다.
조환진 돌빛나예술학교 교장은 "이탈리아, 영국, 일본에서 자신들의 돌담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활동하는 석공들을 초청했다"며 "제주 돌챙이들의 삶을 조명하고, 돌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축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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