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화약 20만발 실은 바지선 10척…부산 불꽃축제 앞두고 긴장감
작성일 2023-11-03 16:39:40 | 조회 53
[현장] 화약 20만발 실은 바지선 10척…부산 불꽃축제 앞두고 긴장감
부산해경, 광안리 앞바다 일대 점검…해상 안전사고 예방 경비 강화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혹여나 개인 요트에서 쏜 폭죽이 화약을 잔뜩 실은 바지선에 튀지 않을까 염려하며 각별히 경계하고 있습니다."
부산불꽃축제를 하루 앞둔 3일 오전 부산 광안리 앞바다에 둥둥 떠다니며 대기하는 바지선을 바라보는 김철호 부산해경 광안리파출소장의 얼굴에 다소 긴장감이 묻어났다.
이번 축제에 10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 소장을 비롯한 해양 경찰관들은 이날 넘실대는 파도 위 경비선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다.
해경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한동안 축제가 열리지 않은 데다가 지난해의 경우 이태원 참사 추모로 축제가 연기되면서 올해 예년보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해경은 폭죽을 실은 바지선 주변을 엄격하게 관리했다.
본격적인 축제에 앞서 이날 광안리 해상에는 10척의 바지선이 모두 20만발가량의 화약을 적재해 대기할 예정이다.
화약의 위력이 엄청나다 보니 바지선에서 발생하는 작은 사고도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순찰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해경은 경비선을 타고 바지선 주변을 순찰하며, 외부인이 다가오지 않는지 쌍안경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바지선에 있는 선장들과 무전기로 연락하며 비상 연락망을 유지했다.
해경은 "모르는 선박이 근처에 다가온다거나 위급한 상황이 생길 경우 언제든 연락하라"며 선장들에게 당부했다.

해가 저물어 승객을 태운 관광선이 바다로 나오면 해상 경비는 더욱 엄격해진다.
금요일이나 주말 저녁 요트나 관광선박을 타고 나오는 이들이 많은데, 저녁마다 배 위에서 불꽃놀이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가 불꽃이 화약을 실은 바지선 10척 중 한 곳에라도 떨어질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김 소장은 "관광선박이 바지선 가까이 다가올 경우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나아가 불꽃을 터뜨리도록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불꽃축제 당일 배의 특정 부분에 승객이 일시적으로 쏠리면 추락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경비를 강화할 예정이다.
평소 광안리 앞바다에 나오는 요트 등 관광선박은 100여 척 남짓인데, 불꽃축제 당일에는 160여 척의 선박이 5천여 명이 태우고 바다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해경은 안전을 위해 선박의 승선정원을 15% 줄이거나 자체적으로 안전요원을 배치하도록 했다.
또 광안리 앞바다를 4개 구역으로 나누고 위급 상황 시 급파할 수 있도록 함정 15척과 120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광안리파출소 관계자는 "만약 바다 위에서 축제를 보던 관람객이 떨어지더라도 현장에서 대기하던 해경이 출동해 구조할 것"이라며 "육지에 있던 소방 당국에도 바로 인계할 수 있도록 협의해 동선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오는 4일 열리는 제28회 부산불꽃축제는 광안리해수욕장과 이기대, 동백섬 앞에서 열린다.
부산시는 이번 불꽃축제가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한달가량 앞두고 개최되는 만큼 범시민 부산 유치 열기를 결집하고 엑스포 개최 역량을 과시하는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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