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선 보이는 DMZ 오픈음악제…"젊은 음악가들과 평화의 목소리"(종합)
작성일 2023-09-25 15:33:50 | 조회 32
첫선 보이는 DMZ 오픈음악제…"젊은 음악가들과 평화의 목소리"(종합)
11월 4∼11일 고양 아람누리음악당 등지에서 개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김태한·호로비츠 콩쿠르 로만 페데리코 등 출연


(서울·의정부=연합뉴스) 우영식 최주성 기자 = "정전 70주년인 올해 DMZ라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국제 음악제를 통해 평화에 대한 소망과 메시지를 전하려 합니다."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제1회 DMZ 오픈 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은 임미정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제의 취지를 이같이 밝혔다.
경기도는 11월 4∼11일 경기도 고양 아람누리음악당 등지에서 '제1회 DMZ 오픈 국제음악제'를 개최한다.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일원에서 지난 5월부터 열리고 있는 종합축제 'DMZ 오픈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임 음악감독은 "지난해까지 '렛츠 DMZ'라는 이름으로 열리던 축제가 올해부터 '오픈 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꿨다"며 "DMZ 오픈 국제음악제는 전체 페스티벌을 마무리하는 가장 큰 음악 행사다. 올해는 정전 70주년을 맞아 평화의 이슈를 프로그램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고양은 DMZ의 준 접경지역에 해당한다"며 "DMZ가 가진 상징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에서 공연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음악제에는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등록된 콩쿠르에서 우승하거나 입상한 젊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선다. WFIMC는 지난해 4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회원 자격을 박탈하는 등 클래식 음악계의 반전(反戰) 메시지를 이끌었다.
임 예술감독은 플로리안 리임 WFIMC 사무총장의 뜻에 공감해 콩쿠르 수상자들을 고양으로 불러 모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게 된 호로비츠 콩쿠르, 미소 냉전의 역사 속에서 탄생한 밴 클라이번 콩쿠르 등 전쟁과 접점을 가진 콩쿠르 입상자가 한국에 모인다.

4일 개막공연에는 2023년 호로비츠 콩쿠르를 우승한 피아니스트 로만 페데리코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슈만의 협주곡을 협연한다. 또한 작곡가 김신의 '치유하는 빛'을 세계 초연한다.
지난해 임윤찬이 우승했던 미국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 입상한 안나 지니시네와 드미트로 초니는 10일 '냉전을 넘어'라는 주제로 콘서트를 연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태한은 9일 퀸 엘리자베스 갈라 콘서트와 11일 폐막공연에 출연한다. 폐막공연에서는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와 베르디의 오페라 '맥베스'의 아리아를 부른다.
김태한은 "주제는 평화지만 바리톤이다 보니 평화를 노래하는 가사가 드물다"며 "멜로디가 듣기 좋은 곡 위주로 선정했다"고 선곡 이유를 밝혔다.
폐막공연은 KBS교향악단이 연주하며 정명훈이 지휘를 맡는다. KBS교향악단은 첼리스트 한재민과 하이든 첼로 협주곡도 함께 선보인다.
이외에도 2023년 칼 플레쉬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은채, 제네바 국제 타악기 콩쿠르를 우승한 박혜지 등 국내외 연주자들의 무대가 마련된다. 5일에는 영화 음악을 주제로 한 콘서트 '영화가 삶에게 말해주는 것들'도 열린다.
임 예술감독은 "어떤 곡을 연주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굳이 특정한 곡을 연주해 평화의 의미를 담으려 하진 않았다"며 "음악제의 취지와 콘셉트만 설명하고 연주자들의 선곡 자유를 보장했다. 음악에는 인간성이 녹아있기 때문에 굳이 평화라는 단어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주제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6일에는 '음악과 평화'를 주제로 DMZ 내에 위치한 평화누리공원에서 심포지엄을 연다. 리임 WFIMC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전쟁에 대한 음악계의 움직임을 강연하며,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의 탄약고로 활용되던 공간에서 연주회를 개최한다.
임 예술감독은 "전쟁으로 인한 삭막함이 음악으로 인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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