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광화문광장서 패딩 입고 '둠칫둠칫'…세종썸머페스티벌
작성일 2023-07-31 15:34:03 | 조회 45
여름밤 광화문광장서 패딩 입고 '둠칫둠칫'…세종썸머페스티벌
8월 11일 개막…막춤·디스코·DJ파티·오페라 등 야외공연 5편
챗GPT가 제안한 '그루브'를 주제로…"오프시즌에 시민들에게 예술적 경험"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한여름 밤 광화문광장이 막춤, DJ 파티,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예술 공간으로 변한다.
세종문화회관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8월 11일부터 9월 9일까지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 야외 축제인 '세종썸머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이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여는 야외 행사다.
광화문광장을 들썩이게 할 축제의 주제는 '그루브'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에 물어 정한 주제다.
공연은 총 5편으로 객석 규모는 800∼900명이다. 사전 신청 관객 60%, 현장 신청 관객 40%로 채우며 모든 공연은 무료다.
무대와 객석을 거대한 야외 클럽으로 만드는 공연들이 눈에 띈다.
디제이 쿠(DJ KOO·구준엽),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등 유명 DJ들이 출격하는 DJ 파티, 댄서들과 관객이 모두 '패딩'을 입고 '이열치열(以熱治熱)' 정신으로 무더위를 날리는 공연 등이 준비돼 있다. 이 공연들은 관객들이 일어서서 공연을 관람하는 스탠딩 공연으로 진행된다.
8월 25∼26일 공연하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신작 '클럽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드레스코드(복장 규정)를 패딩으로 정했다.

서울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이날 패딩 점퍼를 입고 간담회에 참석한 김보람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은 "더위를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느냐. 이왕이면 '빡세게'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패딩을 드레스코드로 생각했다"며 "최선을 다해 스트레스를 풀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무더위 속 패딩을 입어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에 관해서는 "세종문화회관 측과 잘 조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8월 18일에는 디스코 익스피리언스의 '나랏말싸미 풍악에 울려', 19일에는 디제이 쿠,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제이이비(J.E.B), 제트비(ZB)의 '광.놀' 등 DJ 파티가 열린다. 이들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모여 뿜어냈던 열기를 다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같은 달 11∼12일에는 안은미댄스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가, 9월 8∼9일에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카르멘'이 무대에 오른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2010년부터 전국을 돌며 각 지역 할머니의 막춤을 기록해온 레퍼토리로 야외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에도 20여명의 어르신이 무대에 오른다.
안은미는 "어머님들이 따로 연습을 안 하시고 바로 무대에 오르는 막춤 콘셉트다. 무용수들과 순서만 익히고 '천연 자연 댄스'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유명 오페라 '카르멘'의 대서사를 70분으로 압축하고, 불을 이용한 퍼포먼스와 공중곡예 등 실내 극장에서는 보기 힘든 공연을 선보인다.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은 "오페라라고 하면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인식이 있는데, 오페라야말로 종합예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입에서 불이 나오는 파이어 쇼 등 평소 (오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서커스 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번 축제의 특징 중 하나가 '시민 참여'라고 했다.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80명의 시민을 모집해 워크숍을 거친 뒤 함께 무대에 오르고, 서울시오페라단은 120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합창단, 무용단과 함께 공연을 만든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코로나 이후 예술에 대한 요구가 달라지고 있다. 전 세계 문화예술기관이 변화된 환경에 맞춰 프로그램을 바꿔가고 있다"며 "우리도 변화된 환경에 대한 작은 반응을 광장을 통해서 해보자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극장 오프시즌에는 시민들에게 (공간을) 무료로 개방하는 추세"라며 "시즌 기간에는 시즌에 맞게 밀도 있게 (프로그램을 가져) 가고, 오프시즌에는 시민들에게 (공간을) 열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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