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연 PD "출연자들 성장과 변화가 '데블스 플랜' 핵심"
"시즌2 제작할지는 넷플릭스의 선택…아이디어 많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보여줘야 하는 것이 뭘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출연자의 변화와 성장이라는 겁니다."
넷플릭스가 최근 마지막 회차를 공개한 예능 '데블스 플랜'은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배우와 방송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바둑 프로기사, 일반인 대학생까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해 두뇌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며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데블스 플랜'은 정종연 PD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에서 많은 두뇌 서바이벌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정 PD는 '더 지니어스'와 '대탈출' '여고추리반' 시리즈 등을 잇달아 성공시켜 추리와 두뇌를 이용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전문가로 꼽히기 때문이다.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 PD는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캐릭터(인물)의 성장과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인 것만은 확실하다"고 장르의 매력을 설명했다.
정 PD의 설명처럼 '데블스 플랜'의 게임에 참여한 이들은 점차 상황에 몰입하다가 끝내 격한 감정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배우 하석진이 종반부 '비밀의 방' 미션에서 성공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하루에 한 번만 도전할 수 있는 미션 '블라인드 오목'에 한발 앞서 도전했던 배우 이시원이 탈락하고, 뒤이어 도전장을 내민 하석진은 승리를 거머쥔다.
하석진은 '승리하셨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듣고 순간적으로 환호하며 기뻐하다가 이내 탈락한 이시원이 떠오른 듯 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린다.
이 장면은 '데블스 플랜'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장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같은 몰입감 덕분인지 '데블스 플랜'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공개 첫 주인 9월 25일∼10월 1일 넷플릭스 시리즈물 가운데 비영어권 시청 수 3위에 오른 데 이어 2주째에도 6위를 차지했다.
정 PD는 두뇌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 대본이 없는 만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출연자의 행동을 꼽았다.
그는 "출연자가 대본을 받고 게임에 임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실제 게임을 해 봐야만 안다"며 "촬영 과정에서 계속 구성을 바꿔가면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데블스 플랜'에서 과학 유튜버 궤도(본명 김재혁)는 게임 도중 '공리주의'를 내세우며 최종 라운드까지 최소한의 사람만 탈락하도록 협력하자고 제안해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정 PD는 이에 관해 "궤도가 아주 경쟁심이 강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촬영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아예 그런 방향으로 게임을 끌고 가려 할 줄은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원한 방향은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서바이벌에서 처음 보는 새로운 방식의 행동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스토리라인(줄거리)이 등장한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 PD는 "궤도가 위선적이라는 반응도 있는데, 일관된 철학에 따라서 게임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에 협력하는 대가로 우승 상금을 나누는 행위를 의심하는 분들도 있지만, 출연자 계약으로 금지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다른 어려움은 출제자의 고통이다. 두뇌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데다 적절한 난이도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 부분에 가장 고충이 컸다고 한다.
정 PD는 "노하우가 많지만, 게임을 만들고 테스트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다"며 "너무 쉬워도 안 되고 어려워도 안 되는 만큼 밸런스(균형)가 고민이고 그 부분이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문제 출제는 제작진이 '갈려 나가는' 부분"이라며 "'더 지니어스' 때보다 게임 가짓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데블스 플랜' 다음 시즌을 제작한다면 (문제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그런 어려움에도 정 PD는 다음 시즌을 제작하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시즌2를 제작할지 결정은 먼저 넷플릭스가 해야겠죠. 그렇지만 시즌2를 하지 않기에는 제가 이미 너무 많은 생각을 해 버렸어요. 많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기다리고 있어요."
jaeh@yna.co.kr
(끝)
"시즌2 제작할지는 넷플릭스의 선택…아이디어 많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보여줘야 하는 것이 뭘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출연자의 변화와 성장이라는 겁니다."
넷플릭스가 최근 마지막 회차를 공개한 예능 '데블스 플랜'은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배우와 방송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바둑 프로기사, 일반인 대학생까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물들이 출연해 두뇌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며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데블스 플랜'은 정종연 PD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에서 많은 두뇌 서바이벌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정 PD는 '더 지니어스'와 '대탈출' '여고추리반' 시리즈 등을 잇달아 성공시켜 추리와 두뇌를 이용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전문가로 꼽히기 때문이다.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 PD는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캐릭터(인물)의 성장과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인 것만은 확실하다"고 장르의 매력을 설명했다.
정 PD의 설명처럼 '데블스 플랜'의 게임에 참여한 이들은 점차 상황에 몰입하다가 끝내 격한 감정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하석진은 '승리하셨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듣고 순간적으로 환호하며 기뻐하다가 이내 탈락한 이시원이 떠오른 듯 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린다.
이 장면은 '데블스 플랜'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장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같은 몰입감 덕분인지 '데블스 플랜'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공개 첫 주인 9월 25일∼10월 1일 넷플릭스 시리즈물 가운데 비영어권 시청 수 3위에 오른 데 이어 2주째에도 6위를 차지했다.
정 PD는 두뇌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 대본이 없는 만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출연자의 행동을 꼽았다.
그는 "출연자가 대본을 받고 게임에 임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실제 게임을 해 봐야만 안다"며 "촬영 과정에서 계속 구성을 바꿔가면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데블스 플랜'에서 과학 유튜버 궤도(본명 김재혁)는 게임 도중 '공리주의'를 내세우며 최종 라운드까지 최소한의 사람만 탈락하도록 협력하자고 제안해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정 PD는 이에 관해 "궤도가 아주 경쟁심이 강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촬영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아예 그런 방향으로 게임을 끌고 가려 할 줄은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다만 정 PD는 "궤도가 위선적이라는 반응도 있는데, 일관된 철학에 따라서 게임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에 협력하는 대가로 우승 상금을 나누는 행위를 의심하는 분들도 있지만, 출연자 계약으로 금지하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다른 어려움은 출제자의 고통이다. 두뇌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하는 데다 적절한 난이도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 부분에 가장 고충이 컸다고 한다.
정 PD는 "노하우가 많지만, 게임을 만들고 테스트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다"며 "너무 쉬워도 안 되고 어려워도 안 되는 만큼 밸런스(균형)가 고민이고 그 부분이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문제 출제는 제작진이 '갈려 나가는' 부분"이라며 "'더 지니어스' 때보다 게임 가짓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데블스 플랜' 다음 시즌을 제작한다면 (문제를 만들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그런 어려움에도 정 PD는 다음 시즌을 제작하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시즌2를 제작할지 결정은 먼저 넷플릭스가 해야겠죠. 그렇지만 시즌2를 하지 않기에는 제가 이미 너무 많은 생각을 해 버렸어요. 많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기다리고 있어요."
jaeh@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