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혼례대첩' '고려거란'…사극 드라마 침체 벗어날까
작성일 2023-10-15 10:01:49 | 조회 47
'연인' '혼례대첩' '고려거란'…사극 드라마 침체 벗어날까
흥미로운 시대·역사 배경 장점…소재고갈·기시감에 제작 감소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병자호란이 발발한 조선시대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연인', 고려와 동양 최대 국가인 거란의 전쟁을 다룬 '고려 거란 전쟁',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혼례대첩'.
다양한 설정과 시대 배경을 둔 사극 드라마가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잇달아 방송돼 침체기에 접어든 사극이 반전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15일 방송가에 따르면 MBC는 지난 13일 금토드라마 '연인' 파트2를 처음 방송했다. '연인'은 각각 10부로 이뤄진 두 파트로 제작돼 지난 8~9월 파트1 방송을 마쳤다.
병자호란이 발생한 17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 '연인'은 가상의 인물인 이장현(남궁민 분)과 유길채(안은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대중에 잘 알려진 역사적 사건에 기반을 둬 현실감과 몰입감을 높이면서도 중심 이야기는 상상에 기반해 어떤 결말로 나아갈지 끝까지 호기심을 유발하는 가상 사극이다.
'연인'은 특히 주연배우 남궁민의 호연에 힘입어 파트1 출발 때는 5%대였던 시청률이 마지막 방송에선 12.2%까지 치솟았다. 파트2는 첫 방송부터 7.7%의 시청률을 기록해 파트1 시작 때보다 높았다.

KBS는 이달 말과 다음 달 중순 서로 다른 무게감의 사극 두 편을 2TV에서 잇달아 선보인다. 이달 30일 첫 방송하는 월화드라마 '혼례대첩'과 내달 11일 첫 방송을 앞둔 토일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이다.
'혼례대첩'은 조선시대 배경 사극의 외피를 입고 있으나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역사적인 사건과는 직접적인 접점이 없이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 시대적 배경만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혼을 앞두고 신부인 공주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혼자가 된 비운의 부마 심정우(로운)와 한양 최고 중매쟁이이자 과부 정순덕(조이현)이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유쾌하게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역사적 사실과는 별 관련이 없는 만큼 고증이 지나치게 잘못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려 거란 전쟁'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과 사건이 중심이 되는 정통 대하사극으로 훨씬 진중한 작품이다.
KBS가 창립 50주년을 맞아 제작한 이 드라마는 2022년 5월 종영한 '태종 이방원' 이후 1년여 만에 나온 정통 대하사극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32부작인 '고려 거란 전쟁'은 거란(요나라)이 10∼11세기 세 차례에 걸쳐 고려를 침공한 여요전쟁을 배경으로 고려 황실과 총사령관 강감찬이 나라를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다룬다.
과거 '태조 왕건'(2000~2002), '해신'(2004~2005), '대조영'(2006~2007), '대왕의 꿈'(2012~2013) 등 무수한 정통사극의 흥행을 이끌었던 배우 최수종이 강감찬으로 출연한다.
제작비가 '태종 이방원'보다 많은 270억 원으로 회당 제작비는 8억5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KBS 정통사극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종전 몇몇 정통사극이 국가 간 대규모 전쟁을 수십 또는 수백 명의 군인이 싸우는 조악한 장면으로 묘사해 실망감을 안겼던 것과 달리 '고려 거란 전쟁'은 예고 영상에서 부족함 없는 규모감을 선보여 기대감을 높였다.
사극은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소품이나 대사 등 세계관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가 현대극과 다른 만큼 시청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과거 정통사극이 거의 매년 제작되고 많은 인기를 누렸지만, 차츰 역사적 소재가 고갈되고 기시감이 더해지면서 제작이 뜸해졌다.
2003년 '다모'를 시작으로 역사적인 배경만 차용하는 퓨전 사극이 시청자에게 호평받은 이후로는 퓨전이나 판타지 사극 등 장르적 변주도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그나마도 침체를 겪고 있다.
올해 방송된 퓨전 사극은 자체 최고 시청률이 MBC '꽃선비 열애사' 5.0%, '조선변호사' 4.4%, tvN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시즌2 3.7%, '청춘월담' 4.9% 등을 기록해 아직 두각을 나타낸 작품이 없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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