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첫사랑 담아낸 '소소연'…"자극과 반대되는 무해함 추구"
작성일 2023-10-05 08:30:40 | 조회 29
10대의 첫사랑 담아낸 '소소연'…"자극과 반대되는 무해함 추구"
아날로그 감성 묻어나는 연애 리얼리티…"편안하고 풋풋한 설렘 담아냈죠"
'유퀴즈'·'환승연애' 출신 베테랑 제작진 의기투합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예정돼있던 촬영 기간을 줄였어요. 이야기가 예상보다 일찍 완성됐거든요. 굳이 더 촬영할 이유가 없었죠."(유규선 대표)
청량한 여름 하늘 아래 펼쳐진 푸른 논밭.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신이 난 듯 논길을 따라 총총 달린다. 앞에 서 있던 남학생은 쭈그려 앉아 카메라를 꺼내 들고 그 모습을 담는다.
5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 소녀 연애하다'(이하 '소소연')는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시골 한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 10대 고등학생들의 첫사랑을 기록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서툴지만 풋풋하고, 처음이라 혼란스러운 감정선을 그려낸다.

'소소연'을 기획·공동 제작한 콘텐츠 제작사 '블랙페이퍼'의 유규선 대표는 전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점점 자극적으로 치닫는 콘텐츠 사이에서 무해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의 매니저로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절'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던 유 대표는 지난해 유병재,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언주 작가와 함께 콘텐츠 지적재산(IP) 제작사 블랙페이퍼를 공동 설립했다.
유 대표는 "매니저들도 일하는 방식이 다 다른데, 저는 연예인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들고, 이미지에 맞는 홍보를 기획하는 '기획형 매니저'였다"며 "이번에는 한 인물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넓게 기획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콘텐츠 제작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소연'은 블랙페이퍼가 CJ ENM과 함께 제작해 처음 선보이는 콘텐츠다. 유 대표는 "'소소연' 기획안이 처음 나온 건 2년 전이었다"며 "무해하지만 재밌게 느껴질 법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였다"고 말했다.
"'첫사랑'은 누구나 지나온 시간, 혹은 마주해야 할 시간이잖아요. 그만큼 모두가 공감하면서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대중의 자극점이 점점 올라가는 시기에 그 반대로 가보는 게 목표였죠."
'소소연'에는 예술고등학교에 다니는 총 8명의 소년, 소녀가 출연한다.
유 대표는 예고생으로 범위를 좁힌 이유에 대해 "예고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한 친구들이라고 생각했다"며 "비슷한 연령대 친구들보다 더 익숙하고, 다양하게 감정표현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연진이 알아서 마음 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도록 제작진은 판을 깔아주는 역할만 했다"고 강조했다.
촬영 중 인터뷰를 최소한 것도 제작진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그 대신 출연진은 매일 본인의 속마음을 적는 일기장 '소소록'을 기록했다.
유 대표는 "잦은 인터뷰로 출연진의 몰입을 깨고 싶지 않았다"며 "마음을 글로 표현하다 보면 본인의 감정에 더 집중하게 되니까 출연진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소소연'은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의 박희연 CP(책임 PD), '환승연애' 시리즈의 이희선 PD,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이언주 작가 등 베테랑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박 CP는 "학생들이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 아름답고 예뻤다"며 "바라보는 입장에서 부럽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고 웃었다.
이어 "서사를 디테일하게 풀어낼 줄 아는 이희선 PD 특유의 강점이 이번에도 잘 묻어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소소연'은 과하다고 느껴질 법한 것들은 걷어내고, 편안하고, 풋풋한 설렘을 담기 위해 노력했어요. 감정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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