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부부 관찰하고 '돌싱' 이어주고…이혼에 빠진 방송
작성일 2023-09-29 12:10:40 | 조회 51
위기 부부 관찰하고 '돌싱' 이어주고…이혼에 빠진 방송
솔루션 리얼리티 '결혼지옥'…연애 예능 '돌싱글즈'·'나는 솔로'
이혼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변화…출연진 논란 불거지기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유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이혼 위기에 놓인 가정에 해결 방향을 제시하고, 케이블 채널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는 새 출발을 원하는 '돌싱'(돌아온 싱글)들이 서로 탐색전을 벌인다.
29일 방송가에 따르면 결혼 가정의 위기 또는 이혼한 이들의 연애를 다룬 프로그램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 지옥')은 지난해 9월 첫 정규 편성돼 1년 넘게 방송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위기에 놓인 가정에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이다.
'결혼 지옥'은 매회 답답한 가정의 사연으로 꾸준히 화제가 되고 지난 18일에는 시청률 4.1%를 기록해 이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인 4.3%에 근접했다.
ENA와 SBS플러스가 공동 제작한 연애 리얼리티 예능 '나는 솔로'는 최근 두 번째 돌싱 특집을 방송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인 출연자들이 합숙하면서 호감 있는 상대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솔로'는 돌싱 특집마다 흥행하고 있다. 통상 한 기수에 5∼8회 방송분이 나오는 데 반해 첫 돌싱 특집인 10기는 총 10회가 방송됐고, 현재 방송 중인 16기는 총 11회로 최장 방영 기수가 될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MBN '돌싱글즈'는 아예 제목부터 이혼한 싱글 출연자를 대상으로 한다. 2021년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화제가 되면서 시즌4가 방송 중이다.
이 밖에도 티빙 '결혼과 이혼 사이',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등이 비교적 최근까지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들은 각기 성격이 다르지만, 모두 결혼생활의 위기 또는 이혼을 소재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같은 프로그램에 호응하는 시청자들은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나 이혼한 사람들의 사연과 진솔한 감정에 깊이 몰입하고 공감한다고 말한다.
한 시청자는 '돌싱글즈'를 두고 "감정이 이입되고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고, 다른 시청자는 "평소에 '나는 솔로'를 안 보다가 돌싱 특집은 재미있어 챙겨보고 있다"고 했다.

과거와 달리 결혼과 이혼을 개인의 선택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많은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혼 위기 가정의 사연을 다룬 '결혼과 이혼 사이' 제작진은 "이혼이 무조건 나쁜 일이 아니고 부부가 헤어질 수도 있는데 과거 방송에서 이혼이 나쁜 일처럼 다뤄진 일이 많았다"며 "현실의 이혼을 다뤄보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특히 대부분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해 매번 새로운 사연을 제공하는 점은 제작비를 절감하면서 무궁무진한 방송 소재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으로 작용한다.
다만 이들 프로그램 다수가 민감한 개인의 사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쉽게 논란으로 번지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관찰을 기반으로 한 '결혼지옥'의 경우 작년 12월 방영분에 담긴 남성 출연자의 행동이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시청자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결국 '결혼지옥'은 2주간 결방했고, 이 출연자는 관련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결국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돌싱글즈'는 작년에 방송된 시즌3에서 한 출연자가 이혼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본인에게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 출연자는 이 일로 온라인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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