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시속' 안효섭 "한평생 바친 사랑…공감되고 부러웠죠"
작성일 2023-09-18 18:32:52 | 조회 51
'너시속' 안효섭 "한평생 바친 사랑…공감되고 부러웠죠"
구연준·남시헌 동시에 연기…"캐릭터 구분 짓기 위해 눈빛 연기에 집중"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한평생을, 아니 두 평생을 바쳐 이뤄내는 사랑 이야기잖아요. 연기하면서 부러웠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에서 1인 2역을 맡아 애절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안효섭은 "언젠가는 작품 속에서 연기한 인생을 다 바친 사랑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 앉은 안효섭은 "저도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밖에 안 보인다"며 "사랑하는 사람의 시간 속으로 찾아가는 시헌의 마음이 공감됐고, 부럽기도 했다"고 전했다.
'너의 시간 속으로'는 1년 전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그리워하던 준희(전여빈 분)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시헌(안효섭)과 친구 인규(강훈)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안효섭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준희의 오랜 연인 구연준, 그리고 남시헌을 동시에 연기했다.

장난기 넘치는 고등학생의 풋풋한 모습부터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43세 남시헌의 쓸쓸한 모습까지. 극 중 안효섭은 10대 후반에서 40대까지 30여 년을 가로지른다.
안효섭은 "시간대별로 캐릭터의 눈빛이 달라 보이기를 바랐다"고 강조했다.
"사람의 눈빛은 정말 많은 것들을 말해준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꾸며내기도 어렵죠. 실제로 그 상황에 몰입해야만 감정이 눈빛을 통해 드러나는데, 연기하는 캐릭터가 계속 바뀌다 보니 엄청난 상상력과 집중력이 필요했어요."
고등학교 시절 친구 한준희를 사랑하게 된 남시헌은 준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를 잊지 못한다. 타임슬립을 통해 준희를 다시 만나고, 그를 살리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안효섭은 "시헌이가 준희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하나로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고 운을 뗐다.
그는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데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보통 누군가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를 나누다 보면 공감대가 형성돼있고, 그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 즐겁게 느껴지면서 사랑을 자각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효섭은 남시헌이 숲길에서 비를 맞으며 뛰어가는 준희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 자각했다고 짚었다.
그는 "그 장면에서 시헌이는 체념한 듯이 웃어 보이는데, 준희에 대한 마음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tvN 오디션 예능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 2'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처음 얼굴을 알린 안효섭은 같은 해 MBC 단막극 '퐁당퐁당 러브(LOVE)'로 데뷔했다.
이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2018), '낭만닥터 김사부2'(2020), '홍천기'(2021), '사내맞선'(2022) 등에서 열연을 펼쳤다.
안효섭은 "'낭만닥터 김사부2' 이후로 정말 쉬지 않고 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힘들다고 인정해버리는 순간 정말 힘들어질 것 같아서 애써 힘들지 않은 척 버텼는데, 어느 순간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계를 느꼈다"며 "한동안 무기력함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원래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스타일이에요. 어릴 적부터 하루라도 허투루 보내면 그날의 저를 원망하곤 했죠. 이번에 슬럼프를 겪고 나서야 쉬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소파에 멍하니 앉아서 아무것도 안 하고 몇 시간씩 앉아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슬럼프를 극복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슬럼프를 극복해낸 안효섭은 요즘 일과 삶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며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아직 작품명을 공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안효섭은 만약 타임슬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미래로 가보고 싶다고 답했다.
"지금은 하루하루가 만족스럽고 행복해요. 그런데 이대로 쭉 살다 보면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이 돼 있을지 궁금합니다. 40∼50대의 제 모습을 한번 보고 싶네요. 그때의 안효섭은 제가 바라는 모습이 돼 있을까요?"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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