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베이징, 스탠드업 코미디 통제 고삐…"레드라인 넘지 말라"
작성일 2023-09-15 15:37:59 | 조회 42
中베이징, 스탠드업 코미디 통제 고삐…"레드라인 넘지 말라"
당국 비판 풍자 나올까 경계한 듯…"불량 코미디언 알아서 막아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베이징시가 국경절(10월 1일) 연휴와 추석을 앞두고 스탠드업 코미디 제작 업체들을 상대로 공연 내용이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15일 신경보에 따르면 베이징시 문화시장 법 집행 본부는 13일 베이징 소재 스탠드업 코미디 업체 6곳을 불러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는 업계의 경영 상황과 아티스트 관리, 연출 내용 자체 심사, 공연장 관리 등을 다뤘는데, 베이징시는 이와 함께 스탠드업 코미디쇼 연출의 규범화와 위험 요인 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고 신경보는 전했다.
왕잔쥔 부본부장은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모두 중시해야 한다"며 "준법 경영 의식을 수립하고, 법률·법규의 레드라인과 한계선에 부딪히지 않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또 "연출 경영 주체의 자질과 공연의 승인·조직, 공연 장소의 관리, 티켓 발매 업무 등 방면에서 합법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면서 "불량한 아티스트는 자체적으로 막고 건전한 스탠드업 코미디쇼 시장 질서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본부장은 스탠드업 코미디쇼 내용의 중점 관리가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공연 내용의 관리를 기업 생존의 명맥으로 삼아 공연이 품위와 영양가 있는 작품이 되게 하고, 저질스럽고 저속한 내용, 세속적인 내용을 막아 그저 웃음만 챙기고 그 결과 나타날 행위를 신경 쓰지 않는 일을 단호히 피해야 한다"고 했다.
왕 부본부장은 "엄격한 내용 심사 제도와 징계 제도를 만들어 프로그램 내용을 잘 통제하고, 현장에 전담 감독자를 배치해 공연에서 금지된 상황이 나오면 즉시 조치를 취하고 문화 주관 부문에 보고하는 등 주동적인 조치·대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미디언들의 만담 등 스탠딩쇼는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공연 장르다.
문제는 코미디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풍자'다. 출연자들이 당국의 정책을 웃음 유발 소재로 사용해 당정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5월에는 코미디언 '하우스'가 토크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군 건설' 발언을 패러디했다가 퇴출당했고, 소속사와 공연 극장이 각각 1천470만 위안(약 26억8천만원)과 10만 위안(약 1천800만원)의 벌금과 몰수 처분을 받아야 했다.
이달 6일에는 유명 여성 코미디언 리보(李波)가 토크쇼에서 "가난할수록 일을 많이 한다"고 현실 풍자 발언을 했다가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번 방침은 중국 당국이 연휴를 앞두고 대형 콘서트 등 공연 활동 관리·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베이징시가 좌담회를 연 13일 중국 중앙정부의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와 공안부는 관객 5천명 이상 콘서트 등 대형 상업성 공연 활동에 대한 관리 강화 규범을 발표하고, 공연장 입장 시 신분증 제시나 '티켓 실명제'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공연 규제 강화는 티켓을 빼돌려 고가에 암거래하는 폐단을 막으려는 목적과 함께 관객들이 시위 등 돌발적인 단체 행동을 벌이거나 공연자가 당국을 비판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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