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석처럼 날고 두식처럼 쏘고'…체험 전시로 꾸민 '무빙' 팝업
작성일 2023-09-10 08:32:31 | 조회 38
'봉석처럼 날고 두식처럼 쏘고'…체험 전시로 꾸민 '무빙' 팝업
강풀 웹툰 원작 영상화 징크스 깨고 인기…3주간 1만5천명 찾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오래된 벽돌 건물에 들어서면 1990년대 안기부를 옮겨놓은 듯한 사무실에서 비밀요원증이 발급된다.
블랙 요원인 양 사격장에서 총을 쏘고, 차례로 미션을 통과해 5개의 도장을 모두 모으면 '신선한 치킨' 가게에서 치킨을 쓱 건넨다.
8일 방문한 서울 종로구 견지동 '무빙' 팝업 하우스(임시 설치 공간)는 이처럼 팬들을 위한 체험 전시 공간으로 꾸며졌다.

체험 전시란 세트장처럼 공간만 꾸며놓은 것이 아니라 방문객이 직접 그 안에 들어가서 참여하고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의미다.
'오감 존'에서는 작품 속 안기부 요원 두식처럼 안전 고글을 쓰고 BB탄 권총으로 사격 연습을 한다.
'비행 존'은 트릭아트 포토존이다. 붕 뜬 책상과 뒤집어진 바닥을 이용해 관람객도 비행 초능력이 있는 주인공 봉석과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마지막에 치킨을 건네는 '신선한 치킨'도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가게다.
이외에도 곳곳에 놓인 소품들이 모두 작품 속에서 의미가 있는 것들이다.
두식과 미현이 자주 만났던 안기부 내 커피 자동판매기, 초능력 때문에 몸이 뜨지 않도록 봉석이 매고 다니던 묵직한 가방 등이 대표적이다.

웹툰이나 드라마 관련 팝업을 설치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빙'은 팝업스토어가 아닌 체험 기반 전시관 형태를 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디즈니 (디즈니플러스) 관계자는 "'무빙'의 한 장면으로 들어간 듯한 경험을 선사해 캐릭터와 그들의 서사를 좀 더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최근 굿즈 판매 방식의 팝업스토어가 많았다 보니 '무빙'의 주요 장면을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는 이번 팝업하우스 형식에 많은 사람이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다"며 "단순 감상을 넘어 지적재산(IP)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무빙' 팝업 하우스는 지난달 5∼20일 1차로 운영했고, 이달 1일부터 2차 팝업을 열었다.
총 3주 남짓한 기간 동안 1만5천명(8일 기준)이 방문했다.

드라마와 원작 웹툰의 인기 역시 뜨겁다.
지난달 디즈니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첫 주에 해당 플랫폼에서 국내 서비스작 중 최다 시청 시간 1위를, 미국 훌루(Hulu)에서도 공개 첫 주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다.
원작 웹툰의 경우 방영 전인 7월 대비 8월 한 달 총매출이 11배(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 합산) 증가했다.
강풀 작가의 웹툰을 영상화하면 흥행이 저조하다는 이른바 '강풀 징크스'도 이번에 완전히 깨진 셈이다.
강풀은 마음 따뜻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웹툰을 만든다는 평을 받아온 작가지만,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 등 그의 웹툰 원작 영화는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다.
이번에 '무빙'은 강풀 작가가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원작 웹툰에서 생략한 이야기를 더하거나 새롭게 풀면서 원작 팬은 물론 일반 시청자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영상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빙' 팝업 하우스는 다음달 3일까지 운영한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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