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영 "두려웠던 연기 변신…해내고 나니 새 무기 생긴 기분"
작성일 2023-09-03 09:30:37 | 조회 40
강기영 "두려웠던 연기 변신…해내고 나니 새 무기 생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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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경이로문 소문2' 속 악귀 필광 역…"닭가슴살 먹으며 10kg 감량"
"비슷한 코믹 연기에 한계 느꼈죠…깊은 감정 연기도 도전해보고파"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이승미 인턴기자 = "그토록 갈망했던 악역이지만,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컸어요. '코믹 연기 때 보였던 네 센스는 다른 역할에서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감독님 말씀에 용기를 얻고 출연을 결심했죠."
맛깔나는 대사 소화력, 센스있는 애드리브, 그리고 잔망스러운 코믹 연기까지. 드라마 속 감초 역할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던 배우 강기영이 이번에는 웃음기를 싹 걷어낸 극악무도한 악역으로 극을 뒤흔들었다.
tvN 드라마 '경이로문 소문2'(이하 '경소문') 종영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강기영은 "악역은 처음이라서 도전하기 겁났지만, 새로운 도전을 계속 피하다 보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한 필광은 뱀처럼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어 악성을 일깨우는 교활한 악귀다.
강기영은 "첫 등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했다"며 "아예 대본 속 지문에 '뱀이 똬리를 트는 것처럼'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함께 악역으로 호흡을 맞춘 김히어라씨가 당당하게 악역을 표현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덩달아 자신감을 얻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필광이라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묘사해내기 위해서 강기영은 몸무게를 10kg가량 감량했다고 한다.
4개월 동안 닭가슴살만 먹으며 독한 체중 관리를 했다는 그는 "교활하고 비열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는 우락부락한 것보다 마른 게 어울릴 것 같았다"며 "체지방률이 5% 내외가 되도록 지방을 걷어냈다"고 밝혔다.
"상의를 벗고 등장하는 장면 촬영일에는 수분을 빼기 위해 물을 거의 안 마셨어요. 사람이 쇄골의 힘줄이 보일 만큼 살을 빼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죠. (웃음)"

필광 역은 연기적으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강기영은 "촬영 때 감독님께서 '조금 더 여유 가지고 해도 돼요'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이제껏 해온 코믹 연기는 템포와 순발력 싸움이다 보니 아직 그런 속도감 있는 연기가 몸에 배어있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도전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느꼈어요. 조금씩 하다 보면 앞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많아지고, 더 오래 배우 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죠. 게임에 비유하면 아이템을 주워나가는 것처럼, 제게 꺼내 쓸 수 있는 무기가 하나 늘어난 느낌이에요."

2009년 연극 '나쁜자석'으로 데뷔한 강기영은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 영화 '너의 결혼식'(2018), '엑시트'(2019), '가장 보통의 연애'(2019) 등에서 씬스틸러로 활약했다.
그는 "유쾌하고 코믹한 역할만 하다 보니 어느 순간 한계를 느꼈다"며 "아이디어 고갈도 있었고, 작품마다 연기가 비슷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앞으로도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강기영은 특히 깊은 감정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두렵기도 하지만, 그런데도 해보고 싶다"며 "그곳은 또 어떤 영역일지, 저는 연기에 어디까지 몰입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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