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재결성' 엘르가든 "영원한 '밴드맨'으로 남고 싶어"
작성일 2023-08-11 08:35:45 | 조회 38
'10년 만에 재결성' 엘르가든 "영원한 '밴드맨'으로 남고 싶어"
2008년 활동 중단 후 10년 만에 재결성
펜타포트 헤드라이너로 15년 만에 내한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이젠 저희도 '아저씨'가 됐잖아요. 인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우리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음악을 하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 히트곡 '메리 미'(Marry Me), '메이크 어 위시'(Make A Wish) 등으로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펑크 록 밴드 엘르가든이 15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엘르가든은 지난 4일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 인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엘르가든은 "한국에 다시 올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큰 페스티벌에 함께하게 돼 굉장히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엘르가든은 1998년 결성한 일본 치바현 출신의 록 밴드다.
펑크·멜로 록 장르의 세련된 음악과 공감을 살 수 있는 영어 가사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는 히트곡 '메리 미'와 '메이크 어 위시' 등이 2000년대 중반 TV 광고 음악으로 사용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일본 전역에서 인기를 끌던 이들은 2008년 멤버들 간의 음악적인 견해 충돌로 돌연 활동 정지를 선언해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안겼다.
이후 각자 음악 활동을 이어가던 멤버 호소미 다케시, 우부카다 신이치, 다카다 유이치, 다카하시 히로다카는 2018년 10년 만에 밴드 재결성을 발표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났지만 어색함보다는 각 멤버의 성장한 실력이 더 돋보였다고 했다.
엘르가든은 "10년 사이 모든 멤버들이 악기로 생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굉장히 실력이 많이 늘어있었다. 오히려 녹음도 전보다 수월하게 진행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날 펜타포트 페스티벌 무대로 2008년에 이어 15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났다.
엘르가든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호텔에서 TV를 틀었는데 저희 노래가 광고에서 나와서 정말 놀랐다"며 "그때 내한 무대에서 그 노래를 하자 한국 팬들이 정말 많은 환호를 보내줬다"고 떠올렸다.
재결성 이후 5년여에 걸친 일본 전국 투어 공연을 마친 이들은 지난해에는 16년 만에 정규 6집을 발매했다.
엘르가든은 앨범을 준비하며 "과거의 영광에 젖어있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5년 정도 전국을 돌며 '저희 다녀왔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다녔어요. 근데 무대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과거의 영광에 빠져서 과거를 즐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 같아요. 이건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새 앨범 작업에 돌입하게 됐습니다."
밴드 활동의 새 장에 돌입하게 된 이들은 그간 흘려보낸 시간에 보답하듯 이제 모든 활동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다지고 임한다고 했다.
"이제 나이를 많이 먹었으니 젊은이인 척하고 싶진 않아요. 늙고 나이 들어가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음악에 담아가고 싶죠. 특히 매년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기합을 다집니다. 대단한 '뮤지션'이라기보다는 '밴드맨'으로 계속 남고 싶어요."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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