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오가는 '브로 앤 마블', 지상파는 불가능한 몰입감"
작성일 2023-08-11 09:36:42 | 조회 34
"현금 오가는 '브로 앤 마블', 지상파는 불가능한 몰입감"
이홍희 PD "버라이어티한 버라이어티…후반부 더 재미있어"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실제 두바이에서 쓰는 화폐를 걸고 게임을 하는 모습으로 몰입감을 높일 수 있었는데, SBS에서는 할 수 없는 시도였죠."
SBS가 제작한 티빙 오리지널 예능 '브로 앤 마블'이 두바이에서 실제 현금이 오가는 현실감과 몰입감을 앞세워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티빙에 따르면 '브로 앤 마블'은 지난달 21일 첫 공개 후 2주 연속으로 티빙의 주간 유료가입 기여자 수 1위를 기록했다. 매주 금요일 공개되는 '브로 앤 마블'은 11일 6회가 공개되고, 오는 25일 마지막 회가 나온다.
이홍희 PD는 최근 목동 SBS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브로 앤 마블'을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두 가지로 '큰 스케일'과 '몰입감' 두 가지를 꼽았다.
큰 스케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몰입감을 높여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면 프로그램은 성공할 수밖에 없겠지만, 마음만 먹는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PD에게 그만의 방법을 물었다.
"(SBS에 방송된) '런닝맨'에서도 화폐를 놓고 게임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지만, 그때마다 과자로 대체하거나 가짜 돈을 썼어요. 그런데 '브로 앤 마블'에선 실제 두바이에서 쓰는 화폐를 등장시켰죠."


이 PD의 말처럼 '브로 앤 마블'에서는 출연자들이 각각 '지브로'(지석진·이동휘·조세호) '갓브로'(유연석·규현) '시브로'(조슈아·호시) 세 팀으로 나뉘어 현금을 들고 일명 '부루마블'로 불리는 모노폴리 게임을 한다.
출연자들은 주사위를 굴려 각자 먼저 도착한 땅을 사고, 자기 땅에 도착한 상대팀에게서 통행료를 받아낸다. 다만 가짜 돈과 땅을 사고파는 일반 모노폴리 게임과 차이가 있다면 '브로 앤 마블'에선 실제 돈이 오가고 촬영이 이뤄진 두바이의 관광지를 사고판다는 것이다.
물론 출연자들이 관광지의 부동산을 사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관광지에 갈 수 있는 권리를 사는 것에 가깝다. 게임이 끝나면 자신들이 게임에서 산 땅을 관광하고, 여행 도중에 돈이 필요하면 게임에 쓰던 현금을 사용한다.
이 PD는 자신이 몸담은 SBS에 방송하는 것이 아닌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되는 예능을 제작한 소감을 "훨씬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르적으로도 최근 방송에선 버라이어티 예능을 점점 보기 어려워지는데 OTT라서 가능했다"며 "자막을 쓸 때도 훨씬 자유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브로 앤 마블'은 주사위 운에 좌우하는 만큼 게임의 참가자인 출연진은 물론 제작진도 예상치 못한 일투성이였다고 한다. 5일 동안 두바이에서 촬영하면서 '분량이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제작진의 고민도 깊었다.
이 PD는 "출연자들이 게임 끝에 어떤 여행지에 가게 될지조차 미리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미리 두바이 여러 곳에 촬영 협조를 구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작진이 촬영 전 백 번 넘게 시뮬레이션하면서 가장 많이 나오는 경우의 수대로 계획을 짰는데 그 모든 준비가 무색해질 정도였다"고 웃어 보였다. 실제 '브로 앤 마블'에선 3개의 주사위가 같은 눈이 나오는 등 확률을 무시한 듯한 의외의 일들이 재미를 더했다.
그렇다고 해서 '브로 앤 마블'이 확률 게임과 여행에만 집중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중반부에 접어들면 각 출연자가 미션을 수행하고 후반부에선 우승을 향해 서로 경쟁할 예정이다.
이 PD는 "나쁘게 말하면 '짬뽕'이지만, 좋게 말하면 여러 매력을 가진 '버라이어티한 버라이어티' 예능"이라며 "후반부에는 두바이 전역에서 우승을 향한 레이스가 펼쳐지는데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PD는 '브로 앤 마블'이 첫 메인 연출작이지만, 이미 자신이 몸담은 SBS의 간판 예능인 '런닝맨' 연출에 참여한 '내공'이 있다.
특히 그는 SBS가 처음으로 OTT와 협업한 첫 예능 프로그램인 디즈니 의 '런닝맨:뛰는 놈 위에 노는 놈' 연출에 참여한 데 이어 '브로 앤 마블'의 메인 연출까지 맡았다. 현재까지 SBS가 OTT 오리지널로 제작한 예능 두 편 모두 그의 손을 거친 것이다.
이 PD는 이처럼 지상파와 OTT의 협업을 "다양한 기회의 장이 열리는 것 같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다양한 플랫폼에서 지상파에서는 보기 어려운 '날 것'이나 큰 스케일의, 종전과 다른 프로그램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jaeh@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