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더랜드' 코믹연기 안세하 "생긴 것과 달리 부끄럼 많아"
작성일 2023-08-07 08:35:35 | 조회 39
'킹더랜드' 코믹연기 안세하 "생긴 것과 달리 부끄럼 많아"
구원의 친구이자 비서 노상식 역…"이준호와 동년배인 설정에 부담"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생긴 것과 달리 제가 부끄러움을 좀 많이 탑니다…"
JTBC 드라마 '킹더랜드' 종영을 앞두고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안세하는 그가 최근 연기한 드라마 속 능글맞은 노상식과 완전 딴판이었다.
수줍게 인사하며 들어온 안세하는 10인용 테이블의 가장 구석 자리를 골랐다. 모두에게 더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정중앙 자리로 옮겨 앉더니 부끄럽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평소에 낯도 많이 가리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노상식 캐릭터의 성격과는 사실 전혀 안 맞았다"고 털어놨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만화책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일부러 톤과 몸짓을 더 만화 캐릭터처럼 과장했는데, 연기하는 순간에도 확신이 없어서 자주 갸우뚱했어요.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었죠."

안세하가 '킹더랜드'에서 연기한 노상식은 남자 주인공 구원(이준호 분)의 인턴 동기이자 비서다.
아무리 친하다지만 킹호텔 신입 본부장인 구원에게 은근슬쩍 말을 놓으며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고, 대놓고 "찌질한 초딩 같다", "유머도 없고, 센스도 없다"고 면박을 주기도 하는 캐릭터다.
안세하는 "코믹 연기는 어떻게든 잘 해낼 자신이 있었지만, 외적으로 이준호 배우와 동기처럼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장 컸다"고 꼽았다.
그는 "더 어려 보이려고 많이 애썼다"며 "캐스팅 과정에서 감독님과 미팅하기 전에는 5일 만에 살을 5kg 빼기도 했었다"고 돌아봤다.
"피부 관리도 받고, 미용실에서 머리까지 (손질)받고 감독님을 만나 뵈러 갔어요. 연기 생활하면서 그렇게 꾸미고 오디션에 간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만큼 캐릭터가 욕심났어요."
극 중 까칠한 구원과 그의 곁에서 까불거리는 노상식은 티격태격하는 설정으로 시청자의 웃음을 자아냈다.

안세하는 "요즘 감사하게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며 "식당에 가면 밥도, 반찬도 더 많이 챙겨주신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코믹 연기를 주로 하다 보니 다른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대중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혔다.
2011년 연극 '뉴보잉보잉 1탄'으로 데뷔한 안세하는 드라마 '프로듀사', '그녀는 예뻤다', '구르미 그린 달빛', '보이스2: 혐오의 시대' 등에 출연해왔다.
원래 가수가 꿈이었다는 안세하는 뮤지컬 무대로도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1976 할란카운티'에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언어 장애인 라일리를,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악역 조철강 역을 맡았다.
안세하는 "뮤지컬인데 대사 한 마디 없는 라일리 배역을 선택하고, 누가 봐도 표치수 역에 어울리는데 악역에 도전하는 등 공연 무대에서는 서서히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확실히 대중분들께서는 제 코믹 연기를 가장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잘한다는 걸 열심히 하고, 제가 하고 싶은 연기는 공연을 통해 좀 해소해보려고 합니다."

coup@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