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유수빈 "불쌍하게만 보이지 않게 얄밉게 인질 표현"
작성일 2023-10-23 18:31:48 | 조회 30
'거래' 유수빈 "불쌍하게만 보이지 않게 얄밉게 인질 표현"
동창들에게 납치된 부잣집 아들 박민우 역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아, 다른 배우들은 세트장이 더웠대요? 저는 너무 추웠어요. 옷장 안에서 입이 두 번 정도 돌아간 것 같아요. (웃음)"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박민우(유수빈 분)는 돈이 많다고 해서 바보처럼 베풀 필요는 없다고, 결코 만만하게 보이지 말라고 어릴 적부터 철저히 교육받았다.
'호구'가 되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박민우는 오랜만에 만난 동창 둘에게 납치당하고 인질로 붙잡힌다. 납치범들은 어머니께 10억을 받으면 무사히 풀어줄 테니 잠자코 있으라고 하지만, 민우는 그들을 믿지 않는다.
어설픈 친구들에 의해 손발이 묶인 채 옷장 안에 감금되고, 탈수기에 돌려지고, 심지어 이동식 캐리어 안에 몸을 구겨 넣어야 할 때도 있지만, 민우는 포기하지 않고 틈틈이 때를 노린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거래'에서 박민우를 연기한 배우 유수빈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민우는 인질인데도 계속 변수를 던지는 인물이라서 흥미로웠고, 처음 보는 캐릭터라서 더욱 도전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민우와 그를 납치한 재효(김동휘 분), 준성(유승호) 두 친구 사이에 명확한 차이점을 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재효와 준성이는 위기 상황이 닥치면 허둥지둥합니다. 그들과 다르게 민우는 겉으로는 어리바리해 보이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힘을 내죠. 민우를 납치한 친구들과는 다른 강인함, 침착함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박민우는 재효의 얼굴에 뜨거운 라면 국물을 던져 탈출을 꾀하기도 하고, 그럴듯한 거짓말로 납치범들을 구슬리는 등 침착하게 기지를 발휘한다.
유수빈은 "박민우가 마냥 불쌍해 보이지만은 않기를 바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우가 불쌍해 보인다면 이 납치극이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시청자분들이 납치범들의 상황도 납득할 수 있도록 민우로서 오히려 얄밉고, 꼴 보기 싫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민우를 납치한 재효와 준성에게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둘 다 돈 때문에 곤경에 처해 있다. 준성은 인터넷 도박에 빠져 사채를 끌어 썼다가 빚이 4억 원으로 불어나 있다. 재효는 대학에서 커닝이 적발돼 퇴학당했는데, 뒷돈을 내야만 퇴학을 면할 수 있다.
재효는 냉철하지만, 준성은 납치한 민우를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애쓴다. 밥도 떠먹여 주고, 추워하는 그를 위해 이불도 덮어준다.
유수빈은 "민우는 다른 사람과 같은 친구 관계를 맺고 싶어 했다"며 "민우는 준성이와 지내면서 '얘가 진짜 내 친구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어릴 적부터 반 친구들 앞에서 국어책 지문을 읽는 게 좋았다는 유수빈은 막연히 배우를 꿈꾸기 시작했고, 2016년 영화 '커튼콜'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이브', '사랑의 불시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2' 등에서 단역과 조연을 거치며 연기 경력을 쌓아왔다.
앞으로의 목표는 단순명료하다.
"연기를 잘하고 싶어요. 간단하지만, 제게는 대단한 꿈입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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